신간 및 추천도서

[신간] 시인의 산문이란, 일상을 詩로 은유하는 것

  [건너가는 마음┃하기정 지음. 모악 펴냄. 272쪽. 1만5천원] 하기정 시인은 시(詩)적 정서 속 삶과 체험에서 길어 올린 순간을 포착한 글들로 첫 산문집 ‘건너가는 마음’을 채웠다. 책은 3부로 구성했다. 1부 ‘빈 문서와 빚문서 사이에서’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시적인 순간을 산문으로 끌어올려 압축과 은유로 제시한 글을 담았다. 저자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삶에 대한 애착을 확장하고 있다. 산문이지만, 시의 영역 안으로 들여도 무방한 문장들이 밀집돼 있다. “돌 속에는 수없이 들었던 많은 귀와 말하지 못한 무거운 입이 들어 있다. (중략) 돌 위에 돌을 얹어 놓고 나는 근심을 하나 얻었다. 이 돌에도 적막과 결핍이 공평하게 들어 있을 것이다.” (‘돌 생각’ 중에서) 2부 ‘혼자인 것의 아름다움’에서는 시인으로서 문학을 바라보는 눈과 대상과 현상에서 오는 생각들을 자분자분하게 이야기한다. 3부 ‘오래전 그런 말이 있었지’는 저자의 마음에 아로새겨진 어린 시절과 경험들이 현재에 이르는 동안 영향을 주고받고 이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에 이르는 순간을 포착해 풀어내는 글과 문체가 눈에 띈다. “시공간이 일직선 위에서 앞으로 가기만 한다면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현재 시각만 기억할 것이다. 길게는 분 단위로. 짧게는 초 단위로. 말도 안 되지만, 생각은 되었다. 시간의 기억이라는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과거를 불러올 수 있고 미래를 상상한다는. 사람들은 당연히 비웃겠지만, 혼자인 것의 아름다움을, 오동잎이 내 발등을 덮어주던 여섯 살, 그 감정의 정체가 먼 미래에 와서야 도착했다는 것을, 오래전 죽은 별이 오늘밤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을.”(‘혼자인 것의 아름다움’ 중에서) “태어난 날만큼 같은 수의 죽은 날이 있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만, 죽음을 배웅하러 가는 날보다 태어나는 사람을 맞이하러 가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가고 사람은 남으니까요. 사람은 가도 그리움이 남아 있으니까요.” (‘사람은 가고 사람은 남고’) 이렇듯 저자는 일상 속 작은 순간들에서 발견한 깨달음과 사유들을 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더욱 생생하게 그려내며 자신만의 시각과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2010년 시로 등단해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 ‘고양이와 걷자’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를 냈다. 선경문학상, 5·18문학상, 불꽃문학상,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신간] 거짓말보다 더 나쁜 ‘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번역, 필로소픽 刊]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가 ‘개소리’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은 2016년 국내에 출판된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책의 철학적 가치와 깊이와 함께 그만큼 ‘개소리’가 만연한 사회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의미도 있을테다.   우선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는 특유의 꼼꼼한 개념분석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소리’에 담긴 숨은 의미와 그것의 사회적 파급력을 낱낱이 뜯어본다. 처음부터 그는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라고 단언한다. 또한 모든 이가 이런 사실마저도 알고 있다한다. 우리도 모두 개소리를 한 번씩은 하니까. 개소리의 개념풀이 이후 거짓말과의 분류 또한 시도한다. 프랭크퍼트에 의하면 거짓말은 개소리보다 더 나쁘고 악의가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한다. 반면 개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덜 나쁜 것으로 취급되곤 한다.   과연 그럴까. 거짓말은 그와 반대되는 진실을 찾아보려는 어떤 노력이 수반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게 진짜인지 판별을 해보려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소리의 본질은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거짓도 진실에도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싸지른다. 즉 ‘개소리의 작업은 보다 광범위하고 독립적이며 음기응변과 꾸며냄, 그리고 창의적인 연기의 여지가 많다. 이것은 들인 노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예술의 문제’라고 말한다. 개소리는 꾸며내는 것, 독창적인 예술이란 것이다. 그리고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라고 단언한다. 개소리를 하는 자는 애초에 진실에 관심이 없다. 거짓말은 진실이 드러나면 힘을 잃지만 개소리는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이어진다.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위험한 이유다.   저자가 개소리의 개념을 분석한 뒤 비판하는 대상은 결국 개소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개소리에 관대한 사회다. 우리사회의 회의주의는 문제의 진상 파악과 객관적 탐구를 위한 노력이나 가치, 믿음을 저하시킨다. 이때 개소리는 확산된다.

오직 한 번뿐인 ‘삶’에 대한 사유…‘단 한 번의 삶’

  [‘단 한 번의 삶’ (복복서가 刊)] “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다. 지난해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 열네편을 수정하고 다듬어 묶은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보고, 겪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나누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부지런히 쌓은 경험을 중심으로 사유를 펼쳐왔지만, 자신의 인생을 직접 꺼내어 내놓은 적은 드물었다. 이번 책에는 저자의 ‘삶’이 전면에 등장한다. 사적이고 내밀한 가족사와 함께 저자 자신의 삶을 무덤덤한 어조로 담아냈다. 이야기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저자의 어머니는 평생 자신의 결혼 전 삶을 자녀들에게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다. 저자는 그런 어머니의 장례식에 모여든 조문객들의 말을 듣고 어머니가 20대 때 군인이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저자가 아버지에게 품었던 첫 기대와 실망도 돌이켜보면서 마음 한편에 쌓아뒀던 기억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지난 삶을 차근차근 톺아본다.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돈 1968년생 ‘인간 김영하’는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됐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구해간다. 그리고 비슷한 질문을 독자에게도 전한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작가 삶의 에피소드가 나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서사적 경험을 할 수 있다.  

함산 전병열 박사, 신간 수필집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 출간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 도서출판 ㈜경향뉴스원이 함산 전병열 박사의 신간 수필집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발표한 글들을 모아 엮은 작품집으로,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정직한 고백과 시대를 바라보는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를 ‘자신과의 대화’라고 정의하며, 글 속에 자신의 경험과 감정,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을 녹여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성찰이자 치유이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희로애락을 마주하고 독자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하고자 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저자의 지난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글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해온 기록이기도 하다. 수록된 글 한 편 한 편에는 삶의 조각들이 스며 있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공감, 위로, 그리고 잔잔한 희망의 메시지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 수필들은 단순한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진솔한 목소리이자 우리가 함께 겪어온 희로애락의 기록입니다. 추억과 성찰을 나누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일상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를 향한 통찰, 그리고 내면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정리해가는 저자의 여정은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독자들에게 삶의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소중한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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