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판화 예술의 선각자라고 할 수 있는 권녕숙 원로 판화작가는 60여 년의 예술 활동을 집대성한 대표작 위주로 2025년 7월 2일(수) ~ 7월 19일(토)까지 서울 북촌 세지화랑(관장 장숙영)에서 초대개인전을 개최한다.
961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파리국립미술대학 판화과에서 수학한 후 창작 활동 및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국내외 전시활동으로 한국 판화예술의 기초를 확립한 미술인으로 존경받고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면 1964년에서 1974년까지 해외 유학과 체류기간에서 경험한 판화에 대한 이해와 기법 연구를 바탕으로 판화 도구 사용해 구현할 수 있는 전통적 방법의 이미지 묘사가 특징이다.
체류하던 프랑스의 아름다운 자연, 사람, 동물 등을 조각도의 날카로운 선들로 구현하였지만 사물과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듯 이미지로 새겨 진정성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1974년 ~ 1994년 작품들은 표현 대상을 추상적으로 풀어 심오하지만 감성적인 선의 다양성이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었으며, 선이 모여 만들어진 면과 명암의 차이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확실하게 부각시켰다.
또한 이 시기에는 한국의 산수화를 오로지 선으로 묘사하려고 많은 시도를 하였고, 흑백의 채색에서 벗어나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채로운 색을 판화에 적용하여 감상자와 거리감을 좁히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1995년 ~ 2018년에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작업하였다. 주변의 풍경을 수묵화처럼 발묵의 효과를 내고 조각도로 만든 자연의 섬세한 풍경은 붓터치처럼 부드럽다. 한국화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한 낙락장송 풍경과 소나무 군락은 바람에 흔들리는 솔잎의 느낌까지 묘사하여 판화의 매력을 알렸다.
원로 판화작가의 작품 일대기를 감상할 수 있는 권녕숙 개인전을 주관하는 세지화랑 장숙영 관장은 "우주와 생명의 존재가 시적이며, 추상적인 방법으로 이미지를 구현하여 시각적인 명상의 시간도 선사하는 힐링의 전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판화는 표현에 도구의 칼끝으로 딱딱한 동판을 깎아야하기 때문에 직선을 주로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작가는 곡선을 즐겨 사용하여 동양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우리 전통 문화가 응축된 작품세계가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