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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과학(이재열 지음)] 갓, 반닫이, 맷돌, 호족반 등 전통 살림 살이와 의복에는 어떤 과학적 의미가 숨어있을까. ‘살림의 과학’에서는 전통 가옥을 구성하는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등을 훑으며 요긴하고 자잘하게 쓰이는 가재도구를 세밀하게 살핀다. 오래된 농서 ‘산가요록’을 만든 전통 한지의 비밀과 전통 음식 조리에 사용된 토기, 도기, 자기 등 그릇,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애쓴 조상들의 슬기로운 보관법을 분석하기도 한다. 미생물학자로 농작물을 망치는 바이러스부터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신간]살림의 과학(이재열 지음)] 갓, 반닫이, 맷돌, 호족반 등 전통 살림 살이와 의복에는 어떤 과학적 의미가 숨어있을까. ‘살림의 과학’에서는 전통 가옥을 구성하는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등을 훑으며 요긴하고 자잘하게 쓰이는 가재도구를 세밀하게 살핀다. 오래된 농서 ‘산가요록’을 만든 전통 한지의 비밀과 전통 음식 조리에 사용된 토기, 도기, 자기 등 그릇,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애쓴 조상들의 슬기로운 보관법을 분석하기도 한다. 미생물학자로 농작물을 망치는 바이러스부터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나의 직업은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일이지만, 사실 내 모든 행위는 살아 있는 사람을 향한다. 고독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열심히 알리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지금껏 해온 일은 헛되지 않았다.-‘에필로그’ 중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 김새별, 전애원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출간 이후 7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후속작 ‘남겨진 것들의 기록’으로 돌아왔다. 저자가 찾는 현장에는 마지막 순간을 외로이 맞이한 사람들이 있다. 강박장애로 집 안에 물건을 가득 쌓고 살아온 중년 여성, 멋진 어른으로 살고 싶었지만 마음의 그늘에 짓눌려 세상을 등진 청년, 이혼 후 두고 온 아들을 잊지 못해 밤새 대문 앞을 지키던 치매 노인 등 그들이 남긴 유품은 각자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 준다. [남겨진 것들의 기록, 김새별·전애원 / 청림출판] 책은 전편에 이어 삶과 죽음의 의미,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고독사에 대한 경각심도 다루지만, 우리가 서로를 지키는 나지막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진하게 담겼다. 특히 치료하지 않고 자신을 방치하는 환자, 겉으로는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집은 쓰레기로 가득 차 위태롭게 지내는 젊은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은둔 청년에게 마음을 더 많이 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면 충분히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는 인생이지만, 자신의 사그라지는 생의 기운을 무심히 지켜만 보는 이들을 저자는 ‘고독사 예정군’이라고 부른다. 고독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생겨나고 관련 정책도 마련되고 있지만, 젊은 1인 가구, 이혼과 실직으로 주변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중장년층, ‘우리’를 잃고 개인화돼가는 세태를 보며 미래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임을 말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어두운 미래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는다. 떠나간 사람들의 마지막 이야기에서 출발한 책은 역설적이게도 시작을 이야기한다. 쓸쓸한 끝이 아닌 삶에 대한 애착,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 서로를 굳게 붙들어주는 연대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다. 누군가의 인생을 지우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는 진심이 돋보인다. 주변을 돌아볼 여력도 없이 버거운 일상에 생명의 소중함이나 생의 의지마저 희미해지는 순간, ‘남겨진 것들의 기록’은 진정 나에게 가치 있는 것,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손금주 전 국회의원] 손금주 전 국회의원, 판사는 영산강물이 유유히 서해로 흐르는 나주시 동강면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나주토박이로 열심히 공부하여 서울대학교를 진학한 그는 지역사회에서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군대 제대 후 1998년 제40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광주지법 순천지원,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10여 년 동안 판사로서 다양한 민, 형사 사건, 행정소송을 다루면서 재판이라는 것이 한 사람 인생의 큰 부분을 결정한다는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재판장에 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이었기 때문이라고 술회했다. [금주의 시선 리셋 새로운 세상] 그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불합리를 개선하는데 시선을 옮겨 정치인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여 법률가 출신의 40대 젊은 정치인으로 당선되어 활동했었다. 그래서 이번 또다시 정치에 도전하면서 도서출판 열린아트에서 출간한 금주의 시선 『RESET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제1부 손금주가 살아온 길 ▲영산강의 아침 안개 ▲그날의 비극 ▲ 외롭던 중학생의 비상 ▲문학소년, 세상을 꿈꾸다 ▲응답하라 1990 ▲법학도가 된 문학도 ▲판사 된 이유, 판사를 그만둔 이유 ▲냉정(판)과 열정(손금주)사이 ▲세상의 목소리를 듣는 변호사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룰 제2부 금주의 시선 ▲CES 2023을 통해 미래를 본다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제언 ▲제헌절이 공휴일이어야 하는 이유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과 학부모 갑질 ▲초등학생 성교육 논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과 형법 개정안 ▲재벌의 세습 경영과 발렌베리의 철학 ▲고유정 사건, 범죄자의 인권과 판결의 정합성 ▲판사 수난시대, 대법원장 임명 동의에 부쳐 ▲수능은 공정한 제도가 맞을까 ▲코로나 영업제한조치와 자영업자 보호 ▲트럼프의 SNS 계정, 정지시켜도 될까 ▲법관 탄핵, 검사 탄핵 ▲사형제에 대한 헌재의 판단 ▲재벌가의 이혼 소송,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과 이해충돌방지법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부성(父性) 우선주의에 대한 헌법소원 ▲가족사기 사건과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 ▲절도범과 사기범의 차이 ▲농촌살리기 10년 프로젝트 제3부 새로운 세상 나주 화순의 봄 및 금주의 발걸음 2020까지 기록되었다. 이철희 전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손금주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며, 심성이 곱고 착한 데다 참 열심히 살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충만하고 다른 삶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도우려고 동분서주하였다고 한다. 또한, 방송에서 "금주의 시선"이란 코너를 맡아서 순수하게 진행하였고 해맑은 웃음이 산골 소년의 느낌이었고 전달하는 방송에 대한 호응도 매우 컸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고맙다 금주야"라며 한마디로 전한다. 손금주는 세월이 머무는 동안에 계속해서 좋은 정치 아름다운 마음으로 글을 짓는 것이 문학도임을 망각하지 않게 꽃처럼 피어나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사랑받는 정치가로서 자부심과 긍지로 더 많은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로 정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 봄은 옵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바람과 새로운 희망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은 자신의 존엄을 침범하는 규범과 맞닥뜨린다. 누군가의 딸로서, 아들로서, 혹은 여성으로서, 남성으로서….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별 역할에 저마다 분노가 차오를 때쯤 부당한 규범에 대항하는 손쉬운 방법, '손절'이 등장했다. 내 가치관에 배치되는 모든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 '못마땅하면 안 보면 되고, 비위에 거슬리면 엮이지 말자'. [■ 해방의 밤┃은유 지음. 창비 펴냄. 364쪽. 1만8천원] 은유 작가의 신작 '해방의 밤'은 일방통행, '손절'이 시대정신인 사회를 역행하는 에세이다. 책은 부당한 사회 규범을 공고히 하는 위험지대, 내 가치관을 훼손하지 않는 든든한 안전지대 모두를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 오간다. 미셸 바렛 '반사회적 가족(2019)', 캐럴라인 냅 '욕구들(2021)' 등 사유의 과정을 얻어온 다른 책을 글 위에 함께 싣기도 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누군가의 딸로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저자의 고민과 리베카 솔릿의 에세이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2022)'이 맞물린다. 명절마다 돌림 노래하듯 가부장제의 굴레는 반복된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 착실하게 살림을 꾸리는 건 딸의 역할이었다. 저자는 부당한 시스템에 연루된 이들과 연을 끊기보다는 제법 독특한 방식으로 맞선다. "가부장제의 마지막 요새는 뜻밖에도 친정입니다. … 간소한 반찬 몇가지를 출장 뷔페처럼 이고 지고 갑니다." 그러면서 솔릿의 에세이를 읽고서 얻은 다짐을 전한다. "내가 바라는 건 명절의 철폐도 아버지와 밥 먹지 않기도 아닙니다. 집을 밥의 즐거움을 되찾는 장소로 만드는 것입니다. … 끊어내지 않고 연결하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싶습니다."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실천적 관점에서 깊이 읽기"를 지향한다는 선언 때문일까. 책은 누군가를 손쉽게 적으로 지목하거나, 부당한 규범을 상투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고뇌와 이해의 과정을 쏟아낸다. 그러고선 나와 타인, 우리를 통제하던 고정된 생각이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질 때 비로소 해방을 맞이한다는 성찰에 이른다. '손절'이 미덕이 된 사회에서 저자의 고백은 묵묵히 연결, 그리고 연대를 가리키고 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한 인간을 둘러싼 역사와 시대를 평가할 때 명과 암은 늘 존재한다. 한국 근현대사만 봐도 그렇다. 건국 이후 역대 한국 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들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이슈 등을 놓고 사회는 늘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영웅은 어떻게 평가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진짜 영웅은 누굴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은 ‘영웅 밖에서 희생된 이들’에게서 그 해답을 찾았다. 최근 출간된 ‘서사를 바꿔라(산처럼 刊)’는 하워드 진이 방송인 레이 수아레스와 진솔하게 나눈 마지막 인터뷰를 담았다. 시대를 읽어내는 담대한 통찰력과 명쾌한 해석,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본 지식인의 치열하고도 진지한 기세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장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서구 문명의 영광을 드러내는 신화나 전통의 영웅울 건드리는 건 금기 시 돼 왔다. 하지만 하워드 진은 그동안 서구 문명의 전통에서, 나라의 권력을 쥔 이들에게 성역으로 여겨 온 신화를 내내 복잡하게 따져든다. 첫 번째 인물은 콜럼버스다. 제국주의를 타파하고 대항해 시대의 영웅으로 불리는 콜럼버스는 뛰어난 항해 능력으로 대양을 건넌 특별한 성취를 이뤘다. 하지만 그가 대양을 건넌건 기독교를 전파하려 했거나 원주민들을 돌보려 했던 것이 아니다. 원주민들을 이용해서 금을 찾게 하고 이익이 될 만한 것들을 유럽에 가져가려 했다. 원주민들을 납치하고 팔과 다리를 잘라버리거나 죽이기도 했고 노예로 삼기도 했다. [산처럼 제공]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 역시 “사실은 전쟁광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이젠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루스벨트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지 정리해야 한다. 또 설명대로라면 콜럼버스는 악당이다, 당장 광장의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야 하나, 기념일에서 제외시켜야 하냐.” 수아레스의 질문에 하워드 진은 이렇게 답한다. “중요한 건 그런 동상과 같은 것들이 아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민중사’,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오만한 제국’ 등으로 미국에서 굳건히 신념처럼 여겨졌던 역사와 담론에 새로운 주장을 제시했던 하워드 진은 역사의 서사를 바꿀 영웅을 주목해야 한다고 한다. 또 기존의 위인들에게서 의도적으로 감췄던 부분 역시 드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백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는다고 체포됐던 흑인 인종차별 저항운동의 상징 로자 파크스가 그 영웅이다. 또 헬렌 켈러가 자신의 심대한 신체적 고통을 딛고 유명인사가 된 것 이 외에 적극적인 반전운동가 였다는 사실, 미국 문학의 영웅인 마크 트웨인이 19세기~20세기 초반 아메리카 반 제국주의연맹의 지도자였다는 사실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워드 진은 그간 일상에서 정의를 위해 맞서고 부르짖고, 영웅들에 의해 희생됐던 영웅들을 알려야 한다고도 밝혔다. 일상의 영웅들이 퍼져야 일반 시민들이 일상에서 맞서는 용기를 얻고, 자신 역시 변혁하며 그런 시민들이 모일 때 시대와 사회가 진보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진의 명료하고 막힘없는 대담과 탁 트인 역사적 전망이 콜럼버스에서부터 시작해 9·11 테러 등 전반적인 미국의 역사를 날카롭고 깊이 있게 꿰뚫는다. 그리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진실을 집요하게 좇아갈 것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기존의 역사에 등장하는 군사적으로 영웅시 되는 인물들, 대통령, 대법원 판사, 국회의원들을 중요시 여기는 걸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인물들에 대한 역사만을 역사로 인식하는 태도입니다.…저는 민중들의 역사를 말하고자 하는 겁니다. 어찌 보면 기존의 언론과 역사가 중시화는 대통령이나 영웅들에 의해 미국 내에서 밖에서 희생되는 이들의 역사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역사와 시대, 인물을 둘러싼 논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80여년의 인생 속 감동과 울림, 교훈을 담은 자서전 ‘나의 인생길을 돌아보며(인생산책 刊)’가 출간됐다. 한 가정의 평범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일생을 보낸 저자 강남순은 삶 속 특별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책에 눌러 담았다. [‘나의 인생길을 돌아보며’ (인생산책 刊)] 직장생활을 하며 유연함 속에 발휘했던 선구자적인 모습,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었던 온정 등이 기록돼 있다. 저자 강남순은 “어질고 의로우며 예의를 지키고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살았다. 부족함 속에서도 그 철학을 되새기며 지내온 순간들을 기록했다”며 “훗날 자녀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혹은 가정교육을 할 때 자서전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간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저자의 유년기와 학창시절, 직장생활에 대한 회고와 더불어 농촌생활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담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도 만 18세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등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 섬유회사 선경합섬에 재직하며 노동조합을 설립해 1대 위원장을 지냈던 시절 등을 떠올렸다. 특히 농촌생활을 하며 지역의 경로당을 준공하거나 개량보와 양수장을 설치하는 데 힘을 보태는 등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도 담았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매순간 특별햇던 저자의 인생 기록을 통해 평범한 사람의 삶을 통한 깊은 울림과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신간]{오래된 책 읽기} ‘어떤 책을 읽든 나는 변한다. 조금씩 조금씩 아주 많이 변할 때도 있다. 때로는 직전까지 지켜왔던 나의 신념을 한순간에 깨부수기도 한다.’(‘들어가며’ 중에서) 책 ‘오래된 책 일기’는 올해로 등단 26년 차를 맞이한 김언 시인이 써내려간 28권의 독서 기록이다.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서 주로 2000년대 출간돼 우리에게 잊혀가는 책들을 기억에서 끌어올린다. 프란츠 카프카, T.S.엘리엇, 김수영, 허만하 등 시대와 국경을 불문하고 많은 독자에게 사랑 받았던 책부터 조금은 낯선 책까지 다양한 책들을 소개한다. 특히, 책의 줄거리나 내용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오랜 책 속에서 데려와 문학적 사유를 제시한다. 세상에 대한 궁극적 물음, 존재에 대한 감각 등 어떤 경계에서도 함부로 판단하거나 기울어지지 않고 책과 사람, 세계와 문화의 중심에서 균형을 다잡으며 나아간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한 인간을 둘러싼 역사와 시대를 평가할 때 명과 암은 늘 존재한다. 한국 근현대사만 봐도 그렇다. 건국 이후 역대 한국 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들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이슈 등을 놓고 사회는 늘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영웅은 어떻게 평가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진짜 영웅은 누굴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은 ‘영웅 밖에서 희생된 이들’에게서 그 해답을 찾았다. 최근 출간된 ‘서사를 바꿔라(산처럼 刊)’는 하워드 진이 방송인 레이 수아레스와 진솔하게 나눈 마지막 인터뷰를 담았다. 시대를 읽어내는 담대한 통찰력과 명쾌한 해석,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본 지식인의 치열하고도 진지한 기세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장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서구 문명의 영광을 드러내는 신화나 전통의 영웅울 건드리는 건 금기 시 돼 왔다. 하지만 하워드 진은 그동안 서구 문명의 전통에서, 나라의 권력을 쥔 이들에게 성역으로 여겨 온 신화를 내내 복잡하게 따져든다. 첫 번째 인물은 콜럼버스다. 제국주의를 타파하고 대항해 시대의 영웅으로 불리는 콜럼버스는 뛰어난 항해 능력으로 대양을 건넌 특별한 성취를 이뤘다. 하지만 그가 대양을 건넌건 기독교를 전파하려 했거나 원주민들을 돌보려 했던 것이 아니다. 원주민들을 이용해서 금을 찾게 하고 이익이 될 만한 것들을 유럽에 가져가려 했다. 원주민들을 납치하고 팔과 다리를 잘라버리거나 죽이기도 했고 노예로 삼기도 했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 역시 “사실은 전쟁광이었다”고 평가한다. [산처럼 제공] “그렇다면 이젠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루스벨트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지 정리해야 한다. 또 설명대로라면 콜럼버스는 악당이다, 당장 광장의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야 하나, 기념일에서 제외시켜야 하냐.” 수아레스의 질문에 하워드 진은 이렇게 답한다. “중요한 건 그런 동상과 같은 것들이 아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민중사’,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오만한 제국’ 등으로 미국에서 굳건히 신념처럼 여겨졌던 역사와 담론에 새로운 주장을 제시했던 하워드 진은 역사의 서사를 바꿀 영웅을 주목해야 한다고 한다. 또 기존의 위인들에게서 의도적으로 감췄던 부분 역시 드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백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는다고 체포됐던 흑인 인종차별 저항운동의 상징 로자 파크스가 그 영웅이다. 또 헬렌 켈러가 자신의 심대한 신체적 고통을 딛고 유명인사가 된 것 이 외에 적극적인 반전운동가 였다는 사실, 미국 문학의 영웅인 마크 트웨인이 19세기~20세기 초반 아메리카 반 제국주의연맹의 지도자였다는 사실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워드 진은 그간 일상에서 정의를 위해 맞서고 부르짖고, 영웅들에 의해 희생됐던 영웅들을 알려야 한다고도 밝혔다. 일상의 영웅들이 퍼져야 일반 시민들이 일상에서 맞서는 용기를 얻고, 자신 역시 변혁하며 그런 시민들이 모일 때 시대와 사회가 진보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진의 명료하고 막힘없는 대담과 탁 트인 역사적 전망이 콜럼버스에서부터 시작해 9·11 테러 등 전반적인 미국의 역사를 날카롭고 깊이 있게 꿰뚫는다. 그리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진실을 집요하게 좇아갈 것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기존의 역사에 등장하는 군사적으로 영웅시 되는 인물들, 대통령, 대법원 판사, 국회의원들을 중요시 여기는 걸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인물들에 대한 역사만을 역사로 인식하는 태도입니다.…저는 민중들의 역사를 말하고자 하는 겁니다. 어찌 보면 기존의 언론과 역사가 중시화는 대통령이나 영웅들에 의해 미국 내에서 밖에서 희생되는 이들의 역사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역사와 시대, 인물을 둘러싼 논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약자를 지키는 법]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처럼 법은 정말 힘이 있는 자의 편일까?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며,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이들의 고민을 아무 대가 없이 상담해주던 배태준 변호사가 책 ‘약자를 지키는 법’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약자를 지켜주는 법 조항과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개인을 지키는 법으로 시작해, 가정, 비정규직,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룬다. 학교폭력 및 스토킹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법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에서 중소기업의 권익을 지키는 방법까지,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개인과 단체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절차를 소개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도 그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원인과 배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의 취지와 입법부의 노력도 함께 짚어본다. 저자는 때로는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소수를 위해 다수가 불편을 겪어야 할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선 결국 공존이 필요하며, 법 역시 그 수단임을 강조한다. 책은 무겁고 딱딱해 보이는 법 속에 실은 따뜻한 마음이 들어있음을 이야기하며, 약자를 위한 다정함을 건넨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신년을 맞아 분주한 일상에서 멀어졌던 책을 다시 손에 잡을 기회가 왔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희망이 차오르는 따뜻한 에세이를 모아봤다. “세상을 살아갈 힘을 잃어버렸을 때 나는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곳에 숨기로 했다”. 이 책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10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패트릭 브링리’의 독특하면서도 지적인 회고를 담은 에세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웅진지식하우스 刊)] 선망받는 직장에서 화려한 성공을 꿈꾸며 경력을 쌓아가던 저자는 어느 날 형의 죽음으로 사직을 한다. ‘무작정 어딘가에 계속 서 있고만 싶었다’는 저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기로 결심하며 자신을 놓아둔다. 경비원이 된 저자는 매일 8시간씩 조용히 서서 경이로운 예술 작품을 지켜보는 ‘특권’을 누리며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해나간다. 관람객의 천태만상, 저마다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과의 연대, 걸작들과의 오롯한 교감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은 2023년 출간된 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고, 40주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상실감을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과정을 그린 저자의 이야기가 뜻밖의 희망을 준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수상하게 흔들리는 섬이 아이들은 궁금해 참을 수가 없다. 갈매기의 환호를 받으며 용감하게 노 저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 평범해 보이는 자연과 계절,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한 ‘봄 여름 가을 겨울’(한림출판사 刊)을 2022년 출간한 꼼은영 작가가 신간 ‘작은탐험’을 펴냈다. 작가가 1인 출판사 ‘산책길’의 대표이자 작가로는 첫 선을 보인 책이다. [산책길 제공] 작가는 신간에서도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작가만의 방법으로 전한다. 주인공들이 탐험하는 세계를 가감없이 온 마음을 열고 눈빛을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으로. 이들은 반려견 똘이와 노 저어 바다를 건너고, 서로 응원하며 비탈길을 오르고, 아슬아슬 협곡을 건너간다. 조약돌도 조심조심 쌓고, 사락사락 수풀 사이를 걷고 꽃밭에서 노래한다. 아이들의 탐험이 끝에 다다랐을 땐, 환희처럼 열리는 우주에는 또 다른 만남과 큰 사랑이 기다린다.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사랑하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연과 나의 관계,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대자연의 자애로움 속에서 마음껏 뒹구는 아이들의 탐험을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랑이 마음에 가득 차는 듯하다. 책은 아름답고 따스한 색감, 독자가 이미지를 해석하고 의미를 상상하게 하는 그림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냈다. 책장의 마지막에 이르러 알 수 있는 ‘작은 탐험’의 뜻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아이와 어른이 각자 읽어도,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