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장수철 지음.] 다소 엉뚱한 물음에서 출발한 이 책은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문화에 숨겨진 진화사적인 의미를 다룬다. 저자인 장수철은 책을 통해 ‘과연 자연만이 침팬지와 인간을 가른 것일까’하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 현상인 K컬처가 등장한다. K팝, K푸드, K드라마를 비롯해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즉 자연과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즐거운 탐구의 여정이 오롯이 책에 담겼다. 문화가 유전자를 설계하고 있다는 가설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책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한 챕터를 들춰봤다. “잡담과 평판이라는 출입문을 잘 통과한 사회 구성원들은 살아남고 유전자를 자손에게 남길 수 있었다. 즉, 평판 문화가 유전자를 선택한 것이다.” (124쪽) 이 구절은 혈연주의가 우선되는 사회에서 이타성이 등장한 배경과 평판에 민감한 인간의 본능을 생물학, 문화적 현상에 기인해 분석했다. 초기 인류는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데 인색했을지라도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 간접적인 호혜성이 통용되고 평판이 중요한 사회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판이 중요해지면서 여러 문화적 장치가 출현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야기, 소설, 연극, 영화와 드라마 등의 문화 콘텐츠는 사람들이 삶을 들여다보고 모범적인 사례를 따라 배우는 주요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와 생물학이라는 상당히 이질적인 분야를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쉽게 풀어낸’ 책이다. 이런 점에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독창적이고 치밀한 해석이 돋보인다.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더숲 刊)]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은 어린 시절 자연과 깊은 교감을 한 주인공 ‘페터’가 명성있는 산림감독원이 돼 동식물과 숲을 만나며 품게 된 사색과 통찰을 내레이션 형식으로 전달하는 한 편의 그래픽 소설이다. 책은 페터의 시선에 따라 숲과 나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출간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뒤 ‘그래픽 노블(그림 소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오랜 시간 숲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탐구해 온 작가이자 각본가인 프레드 베르나르와 그림 작가 벤자민 플라오는 원작자 페터 볼레벤이 펼쳐낸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들을 다채로운 색감의 글과 그림으로 되살려냈다. 이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페터가 숲 바닥에 앉아 한 줌의 흙을 쥐어 보고,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에 관해 사색하거나, 숲길에서 마주친 나무를 세심히 관찰하는 장면 등을 만나게 된다. 땅속 생명체, 나무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기능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우리는 늘 시간을 관리하고자 하는데 항상 시간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시간표나 계획서를 작성해 시간을 관리하는 등 수많은 시간 관리법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인생이 바뀌는 시간관리의 비밀] 저자는 할 일(TO-DO)들을 빼곡하게 채우는 식의 시간 관리는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단지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달린다면 효율적인 일의 방향, 잘못된 부분의 수정 등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체크해야 할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꼴이다. 저자는 소중한 아들과 처남의 죽음, 아내의 투병 등 인생의 굴곡 속에서 좌절하는 대신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우리가 시간을 얻고 싶은 이유는 시간 자체의 가치 때문이 아니다. 시간의 자유로 인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까닭에서다. 책은 시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과 진정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이 아닌, 최종 목적지에서 시작하는 시간 관리를 강조한다.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서 바로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간 장악의 기술의 첫 번째 스텝은 ‘개인’, ‘경력’, ‘사람’, ‘여가’ 등 삶의 주요 영역 속에서 4가지 우선순위에 따라 일과 일상을 정돈하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북극성 삼아 최종 목표를 향해 찾아가면 된다. 이어 프로젝트 겹치기, 업무와 삶을 정돈하는 방법, 노하우 없이 일하는 방법 등을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완벽하게 무언가를 해내려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강조한다. ‘시간 장악의 기술’을 통해 시간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이용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부연한다. 책은 시간 관리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이를 연결 지어 설명한다. 늘 시간이 부족한 CEO,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 아픈 아내와 모험을 떠나고 싶은 사람부터 경제적 자유를 얻고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 싱글맘, 1인 크리에이터 등 시간 관리를 통해 인생을 바꾼 사례들을 담았다. 각 장 마지막에 수록된 ‘시간 장악 도구’는 책에서 강조하는 시간 관리 이론의 실생활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들을 제시하며 하루하루 작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독자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보듬어주는 가상의 심리치료상담실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내 마음을 알고 싶은 날의 우울해방일지’(amstory 刊)를 펴낸 이명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경기도자살예방센터장,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원장은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와 그로부터 이어지는 사회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힘써왔으며 책 출간 역시 그의 뜻이 담긴 행보 중 하나다. [우울해방일지' (amstory 刊)] 이 책은 내담자에게 던지는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따라 나오는 대답들을 다루는 데 있어 다양한 비유적 표현으로 고통의 문제를 대상화한 뒤 구체화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개별 사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나 특정 이론에 기반한 분석을 전개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이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첫 파트인 ‘무기력과 우울’에는 의욕이 없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공허함과 고립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어지는 ‘화와 분노’에서는 분노조절장애로 신음하거나 집착하는 이들의 사연을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얽힌 사례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안과 걱정’ 파트에서 저자는 스스로 마주하는 내면과의 마찰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책은 일상의 문제를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의 사례를 녹여낸 구성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저자가 그간 만나왔던 사람들의 내면, 사람과 사람 사이 놓였던 문제들이 충분한 관심이 전제된 대화와 소통을 거쳤을 때 어떻게 변해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저자는 책을 닫는 곳에 “삶의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 한 번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볼까 생각하면서도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분들에게 안내서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며 “이 책은 평소 진행하는 상담의 방향처럼 증상의 개선, 관점의 전환 그리고 행동습관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K-POP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 영화, 웹툰까지 다양한 한국의 콘텐츠가 중남미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중남미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평소 우리가 접하는 중남미에 관한 이야기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또한 세계사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중남미의 역사는 유럽, 중국,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그 비중이 작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관심 밖에 두었던 중남미의 역사를 사건별로 정리했다. [1일 1페이지 그날, 우리가 몰랐던 중남미 세계사] (윤장훈/ 팬덤북스/ 404쪽) 책은 중남미의 역사를 다룬 세계사 서적이지만 보통의 역사서와는 달리 시간에 따른 역사 기술을 하지 않았다. ‘하루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는 중남미 세계사’라는 콘셉트로 구성, 30개에 이르는 중남미 국가의 사건들을 담았다. 1월부터 12월까지 하루에 한 쪽씩 편하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남미의 역사 및 문화 등을 터득하게 된다. 저자는 역사, 정치, 전쟁, 문화, 음식, 인물, 스포츠, 경제 등 다양한 장르의 중남미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엮어냈다. 아르헨티나 축구선수의 날과 디에고 마라도나, 멕시코 최대의 명절인 ‘망자의 날(카니발)’,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 등 다양한 장르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대화하듯 풀어냈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중남미 지역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은 복잡하고 난해했던 중남미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덕혜옹주’로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권비영 작가의 또 다른 대한제국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됐다. 소설은 덕혜옹주의 오빠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이은(영친왕)’ 그리고 대한제국의 마지막 적통 지계손 ‘이구’의 아픈 인생을 담았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 황실의 정략결혼으로 만난 ‘이은’과 ‘마사코(이방자여사)’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나라를 빼앗긴 황태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어떠한 사소한 행동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고통받으며 그의 아내 마사코는 일본인으로서 죄책감을 느끼고 사랑하는 이에게 힘이 되지 못한 채 아픔을 참고 견딘다. 책은 당시 대한제국 황실의 무력감과 괴로움, 독립을 간절히 바랐던 조선인들의 심정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냈다. [잃어버린 집/ 권비영/ 특별한 서재/ 352쪽] 이제 막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 말기 암환자들, 암이 재발한 환자들을 위한 이병욱 박사의 마음 치료서가 출간됐다. 이 박사는 외과 수술은 물론 암 환자의 내면까지 돌보며 암 치료에 매진해온 외과 전문의다. 많은 사람들이 암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지만, 저자는 그것이 치료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환자의 마음가짐과 행복한 투병 생활이다. 암 환자의 마음과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까닭에서다. 암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비록 힘들지만, 암과 동행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돌보고 가꿔 나가야 한다. 책은 심리적으로 괴로운 암 환자를 위한 마음을 치유하며 암을 이겨내고자 하는 암 환자에게 암을 극복하는 위로의 메시지가 선사한다. [암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이병욱/ 비타북스/ 288쪽] 부모가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한 아이의 엄마 또는 아빠로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사로잡히는 부모들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은 ‘스스로를 치료하는 방법’을 통해 상처받고 무기력에 빠진 부모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저자는 자기 객관화를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과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고 ‘내안의 나’를 치유할 수 있다. 책은 마치 한편의 에세이와도 같은 부드러운 문체를 사용해 상처받은 부모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넨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고운기 교수. ] 국내 대표적인 서정시인인 고운기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62·사진)가 일곱 번째 시집 ‘고비에서’(청색종이 刊)를 펴냈다. ‘고비’는 몽골과 중국의 경계에 있는 사막이자 동시에 생의 고비를 뜻한다. 올해로 등단 40년째를 맞은 시인은 여러 해 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떠올렸던 잔상을 토대로 시를 엮었다. 시인은 삶에서 마주하는 고비를 넓은 초원이 펼쳐진 고비사막과 치환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자고 다독인다. [고비에서. 청색종이] 그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비사막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란 뜻도 있지만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곳”이라며 “인생의 고비는 넘기 힘들어도 그것을 넘어서면 확 트인 새로운 세계, 고비사막과 같은 넓은 초원이 보이는 것처럼 서로 변증법처럼 연결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인생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어려움을 넘어서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총 46편의 시와 3편의 산문이 수록된 시집은 시인이 지나온 길 위의 사유와 맞닿아 있다. 시인의 고향인 벌교에서 발원한 서정의 이미지는 왕십리로 대표되는 청춘의 시간을 지나 몽골에 펼쳐진 고비사막에 이르러 삶과 죽음, 절망과 삶을 오가는 시적 사유와 정신적 방황이 옮겨졌다. 첫 번째 챕터에는 열한 편의 시 중 ‘고비에서’ 제목의 시만 여섯 편 수록됐다. 암 수술을 하며 인생의 고비를 맞았던 시인이 수술실에 들어가며 느꼈던 점과 퇴원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심정,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 예후를 살펴보는 과정을 시어로 담담히 풀어냈다. 시인에게 닥친 병마와 삶의 어려움이 옮겨진 시는 결코 과하지도 과장되지도 않았다. 현재를 살아가며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어들은 폭넓고 깊은 사유의 힘으로 서정의 결을 견지하는 시인 특유의 문체가 묻어 난다. 서정성을 아우르면서도 세태를 바라보는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교육청에서 보낸 교장의 검은 마스크 속 실룩이는 입이 보인다/학생의/일체 정보는 가해자라도 공개하지 않겠다고/특수부 검사의 아들이라 한다’(‘우화’ 중)에서 볼 수 있듯 “평소 생활과 경험에서 찾아낸 소재로 시를 쓴다”는 시인의 비판 의식, 날 것의 감정이 살아있다. 시인은 자신처럼 큰 병을 앓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 또 자신이 절망에 빠졌을 때 시를 쓰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스스로 위안이 되는 그 무언가를 하나씩 품길 바라는 마음을 시집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생의 고비를 맞은 이들에게 시 ‘고비에서’를 통해 외친다. “말을 깨워라/새벽이다/지평선에 붙어 북두칠성과 함께 아득하자”.
by 수원본부장 손옥자고용 없는 성장,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소득과 자본의 불평등 등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슨 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책은 이러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정책의 목표를 경제성장에서 완전 고용, 물가안정, 형평성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본주의 경제는 조건부 정합적(conditionally coherent)일 뿐이다. [민스키의 금융과 자본주의] 하이먼P.민스키/카오스북/604쪽] 정책 기관 및 그 하수인들이 차용한 것은 통화와 재정 정책에 대한 일련한 단순한 지침일 뿐 케인스 혁명은 실제 일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주류 경제학의 균형방법론은 실제 자본주의 경제 분석과 관련이 없다는 것. 책은 자본주의 경제 분석의 주요 논점을 케인스 사상을 토대로 정리했다. 큰 정부 자본주의가 작은 정부 자본주의보다 안정적인 이유를 해설하며 세금 분배의 비효율성 제거를 위한 조세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책은 고전경제학의 시장 메커니즘의 실패 요인, 분산 시장 자본 투자의 비효율성, 자본 집약적 생산 시스템에 대한 자본 자산의 독과점 등을 케인스적 해석을 통해 분석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그리움은 앞산에서 뒷산으로 숨는다, 구름이 내 눈에서 뒷머리로 돌아 바람을 끼고 돌 때 와르르 쏟아지는 나뭇잎처럼 바닥을 치고 메아리를 불러 그리움을 찾아 헤매다 두다리를 뻗고 우는 나무가지를 본다…(시집 전문)” 꽃의 시인으로 불리는 은월 김혜숙 시인이 ‘아득하고 멀도록(인문학사)’을 출간했다. 지난 2018년 1시집으로 선보인 ‘어쩌자고 꽃’, ‘끝내 붉음에 젖다(2시집)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은월 김혜숙 3시집. 인문학사 제공] 꽃을 정점으로 하는 그의 시상은 다양하고 폭 넓다. 때문에 일련의 작품들은 꽃을 매개로 하는 집중과 통찰, 그리고 독특한 직관적 형상력이 빼어나다. 이렇듯 꽃에 대한 호소력은 이번 시집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어느 사이 호수공원 길목엔 연신 뻥뛰기 장수가 팔 운동을 하고 있다, 뻥튀기 터지기를 귀를 막고 엎디어 있는 풀꽃들…(장자호수 공원 소묘)”, “꽃은 마음이 있기에 보지 않아도 꽃이고, 닿지 않아도 꽃이고, 늘 그대로의 꽃이다…(꽃)” 문학평론가 조명제 시인은 “꽃을 사랑하며 화초와 꽃나무를 심어 가꾸고, 농원 한켠에 채소와 과실나무를 기르는 시인,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날마다 유치원을 찾아 촬영하고 편집해 가면서 졸업 앨범을 제작하는 직업인, 그런 일들을 다 감당해 내는 수완가이며 대인관계가 친화적인 시인이 바로 은월 김혜숙 시인”이라고 평하며 “사랑과 연민, 그리움과 이별 등의 정서적 담론을 더불어 손잡고 살아가자는 공동체적 화합의 사상으로 승화시킨 시의 영토를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퇴직 후 10여 년 간을 고향에서 살면서 삶의 체험과 구전으로 내려오던 마을이야기, 지역의 풍수지리를 담아낸 작은 시골 마을 농부의 이야기인 '저녁노을에 길을 묻는다'란 에세이가 출간됐다. 스스로 졸작이라고 평가한 작은 시골 마을의 농부가 전하는 우리 마을의 모든 이야기를 160여 쪽의 책자에 담아낸 주인공은 농부 김종옥(69)씨다. 여주군 흥천면 외사리에서 출생한 저자는 2010년께 은퇴 후 귀농했다. 현재 백고개 저수지(배고개) 웃자락에 둥지를 마련하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농부 김종옥씨가 펴낸 에세이 '저녁노을에 길을 묻는다' 표지 1] 김씨는 백고개 저수지의 을씨년스럽고 휑한 모습에 처음으로 돌아가 의미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낙엽귀근(落葉歸根)의 마음으로 고향 외사리의 모든 것을 살펴보고 지역인물 재조명, 백고개 저수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고향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10여 년 간 작지만 큰 정원을 스스로 일궈냈다. 십여년의 여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어낸 에세이는 은퇴 후 자신의 삶의 모습과 잊혀져 가는 마을 역사,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녁노을에 길을 묻는다'란 글귀 뒤에 숨어닜는 노년의 삶을 담아낸 1장에서 김씨는 이현호반(백고개 저수지) 공원화 조성 10년의 역사를 책머리말에 실었다. 1960년대 한 개인이 주민과 함께 생계유지를 위해 사방사업과 저수지를 만든 당시 마을 이장을 지낸 관포 서강호 선생의 공덕을 기린 글과 현재는 수려한 풍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현호, 그리고 돌배나무가 있어 배고개라 불렸던 지명을 알리기 위해 돌배나무 200그루를 심어 잊혀져가는 마을 지명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사비를 들여 주목 등 조경수와 수백그루의 유실수, 돌탑, 정자, 계단, 석각, 분재 전시관 등 자신의 손으로 호수둘레길을 만들어낸 과정도 적었다. [농부 김종옥씨가 펴낸 에세이 '저녁노을에 길을 묻는다' 내용 중 돌탑과 저수지 풍경 2] 2장에서는 산태극과 수태극의 기운이 뭉친 명당인 금반향(金盤鄕)터에 대해 풍수지리로 풀어냈다. 아직도 그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전설의 금반향을 '배후산세(背後山勢)의 연하게 병풍으로 감싸주고, 흑룡대장 뒤켠에서 호위하고 주공님은 시립하여 슬기롭게보좌하네'란 한시로 풀어냈다. 자연속의 나의 노래를 담은 3장에서는 '오줌똥 재에 섞어 한구덩이 가득채워' 등 애호박과 상추쌈 등 시골의 정취를 그림과 시로 고스란히 그려냈다. 김씨는 "돌아보닌 60여 년의 세월이 어느새 지나갔다. 나을 낳고 키워주고 살다 갈 내고향 외사리에서 이현호를 아름답게 가꿔 모든 이가 즐겨찾는 사랑받는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에세이에 담았다"고 말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이천시립도서관은 지난 21일에 신중년 시민작가 양성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과 관계자들을 모시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날 행사는 지난 5개월간 신중년 독서문화프로그램 두근두근 내 인생 에세이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10명의 신인작가들을 축하하고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 이천시립도서관 ‘신중년 두근두근 내인생 에세이 쓰기' 출판기념회 성료] 작가들의 에세이는 다음과 같다. ▲김남수'물결이 넘쳐흘러 낭만입니다.'▲김석우'우디의 서재'▲김순옥'문 둘레 피는 꽃'▲김연화'만남에서 맛남으로'▲김용분'어쨌든, 내 인생'▲김은정'어쩌다 우리말 달인'▲박봉림'주인공 옆 조연'▲박윤숙'에피소드가 남아 있는 자리'▲손경희'고독력, 나와 만나는 시간'▲전해숙'버킷리스트에 행복을 담다'이다. 위 10권의 책은 출판도서 기념 전시 후 이천시 공공도서관 자료실에 비치되어 도서관 이용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시민작가 김석우씨는 “시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에세이 쓰기 수업으로 조금 부족해도 나의 이름으로 책이 발간되는 대단한 성취를 느꼈다. 아이들에게 아빠의 지나온 경험을 이야기하고 지금까지 함께한 동행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내가 향해야 할 길을 다시 살펴보는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고 벅찬 소감을 남겨주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에세이를 완성하여 출간한 작가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작가 한 분 한 분의 인생의 결과물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란다.” 또한 “앞으로도 신중년 세대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독서문화의 장으로써 도서관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시인의 일상을 담은 한 편의 잔잔한 시는 편안함을 주면서도 몰입하게 하고, 여운을 남긴다. 여든을 넘긴 세월을 돌아보며 인생의 깨달음, 행복한 찰나의 순간 등을 담은 시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기대하게 하며 강한 울림을 준다. 송인관 시인이 여섯번째로 펴낸 ‘골목길’(네오딕 刊)이 100여편의 시를 담고 출간됐다. 시집의 제목처럼 골목길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던 시인의 어린 날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고독, 산책길에서 본 소소한 풍경 등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시어로 풀어냈다. ‘세월 참 빠르다/ 한순간 개발에 사라져간 사람들/ 바뀐 풍경에 떠오른 낯선얼굴/ 나 홀로 남아 거기였다고 짚어보네/ 함께놀던 내 반쪽 광식아 죽진 않았지?/ 별밭을 뛰놀던 옛친구 여전한 별빛/ 오늘은 초가집 처마밑 뒤지기가 적당한 밤/ 참새구이 익어가던 냄새가 그립구나 친구야’. [골목길(네오딕 刊)] 제목이기도 한 ‘골목길’이라는 시는 체험에서 다가오는 시의 형상을 띠면서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를 평범하게 한다. 마치 그가 나인 양 공감하게 해 간격을 소멸한다. 누구나 그리워하는 고향 옛날을 그려 자연스럽게 교감의 장을 마련했다. ‘고슴도치들의 지혜’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시구에 담아 만남의 기쁨 뒤 이어지는 이별의 슬픔을 담았다. ‘돌고 도는 인생’에서는 행복이 비켜 사라지지 않고 이웃에게까지 퍼져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황혼길’에서는 인생의 사계절 중 겨울에 들어선 시인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사유를 담았다. ‘비애와 참극’, ‘코로나들의 이야기’에선 당쟁으로 얼룩진 역사를 다루면서 우리의 정치를 비판하거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맞닥뜨린 현실을 풍자하기도 했다. 김용하 시인은 그를 “잔잔한 호수에 오리 노닐 듯 여유롭게 보이지만, 끝없이 물살을 헤치고 자맥질하는 고고한 백조”로 비유하며 “쉼 없이 시강을 헤엄쳐 시 낱알을 건져내려는 집념이 남다르다”고 평했다. 여든을 넘긴 시인의 열정이 시집 곳곳에 베어 사색에 잠기게 한다. 저자는 1938년 과천에서 태어나 2010년 73세 때 수필, 2011년 74세 때 시로 문예지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제10회 문학세계문학상 수필 부문 본상,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예술문화공로표창장 등을 수상하며 고령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