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배진영, 라병호 글. 자유아카데미 펴냄. 228쪽. 2만원] 일상 깊숙이 침투한 플라스틱의 역사를 들여다본 ‘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가 출간됐다.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을 가공 활용하는 4차 산업의 시대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과 같은 제조업의 중요성은 굳건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료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간단한 화학 역사부터 석유화학기술의 발전, 플라스틱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 내용을 전한다. 특히 자연 보호를 위해 시작됐던 플라스틱이 환경호르몬 등의 문제를 낳은 아이러니를 비롯해 플라스틱 기록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현대의 모든 제품이 플라스틱의 발전 덕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아직까지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책 말미에는 위드 플라스틱 시대에 이르러 많은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 폐플라스틱, 탄소 중립 등에 관한 고찰을 가볍게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석양의 뒷모습’ (문학과사람 제공)] 등단한 지 50여년이 된 문학계 원로 4인의 합동시집 ‘석양의 뒷모습’이 출간됐다. 인생의 희로애락과 삶을 시로 관통한 원로 작가들의 자세를 통해 삶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시집엔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의 시 각 20여편이 게재됐다. 이들의 시는 오래된 백반집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삶에서 건져올린 담담한 삶의 단어가 행간행간 힘 있게 스며들어 자성과 해학이 담긴 시어로 춤을 춘다. “고놈 참 기특하게도 가을을 물고 와 빈방에 가득 풀어 놓는다/…부뚜막 어둔 자리 잡아 자장가를 불러준다…”. (귀뚜라미, 조병기作), “육체를 빠져나온 상처 난 영혼을 날마다 다리고 꿰매고 수선하는 세탁소 부부는 참 부지런한 시인입니다”. (세탁소 부부, 허형만作), “들녘 곡식들 영글어가는 소리 금빛 노래/… 세월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귀가 밝아진다”. (노년의 귀, 임병호作), “…내 얼굴에는/ 나를 내려다보는 별들이 반짝거리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주름살, 정순영作) 조병기(85) 시인은 자연을 배경으로 정겨운 옛 정취가 묻어 나는 작품을 선보였다. 1972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동신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시학 대상(2021) 등을 수상한 그는 ‘가슴 속에 흐르는 강’ 등의 저서가 있다. 허형만(80) 시인은 세탁소, 지팡이, 택배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목포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로 등단했으며 제7회 한국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 ‘화홍시단’으로 등단한 수원 출신의 임병호(78)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은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드러내는가 하면 노년의 깨달음으로 얻은 귀와 눈의 밝음을 이야기힌다. 정순영(76) 시인의 작품엔 종교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들었다. 1974년 ‘풀과 별’로 등단한 그는 ‘시는 꽃인가’ 등의 저서가 있으며 세종대 석좌교수, 부산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시집에 관해 “따스하고 정감 있는 사람 냄새가 난다”며 “연필로 꼭꼭 눌러쓴 글씨 같은 순수하고 담백한 위로와 웃음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위스키디아, 김지호 / 비타북스 / 352쪽]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빠질 수 없는 놀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블라인드 테스팅’ 입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위스키의 맛을 보고 증류소, 숙성 연수, 오크통, 알코올 도수 등을 맞히는 테스트입니다. (중략) 여섯 가지 위스키 중 가장 저렴한 위스키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위스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급증한 가운데, 입문자들이 위스키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나왔다. 위스키는 이제 먼 나라의 비싼 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MZ세대 등 젊은이들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위스키디아’는 위스키에 관심이 높아진 젊은 세대를 위해 최신 위스키 문화와 트렌드를 집중 조명한다.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스키가 가진 고유의 이야기들을 통해 위스키의 문화적 가치를 더욱 흥미롭게 풀어내며 위스키는 단순한 ‘술’이 아닌 ‘역사와 문화’를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아버지 세대의 양주에서 젊은이들의 하이볼로 자리 잡은 위스키의 변천사는 물론, 요즘 가장 인기있는 위스키와 세계적 위스키 이슈들을 재미나게 풀어냈다. ‘박정희의 죽음을 목격한 술의 정체는?’, ‘살충제 회사가 만든 1등 위스키는?’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들을 통해 역사와 문화 속 위스키 이야기를 알려주며, 위스키에 관련한 다양한 지식들을 유쾌한 문체로 전달해 준다. 독자들이 자신만의 위스키 취향을 찾아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주며,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인도한다. 또한 저자가 직접 다녀온 스코틀랜드 증류소 방문기, 빌리 워커 글렌알라키 마스터 블렌더, 스카치계의 ‘퍼스트레이디’ 레이첼 베리 등 위스키 거장들의 인터뷰도 만나 볼 수 있다. 책을 통해 위스키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고, 어디서든 자신있게 위스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 볼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다산 茶山,한승원 / 열람원 / 328쪽(1권),336쪽(2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은 소설의 소재로서 매우 무겁고 방대하다. 선생의 삶과 정신을 새로이 해석하려고 애썼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 속으로 내가 들어가고, 내 속으로 선생을 들어오게 하여, 혼융 일체가 되어야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굵직한 상을 수상한 한승원 작가가 ‘추사’, ‘초의’에 이은 ‘다산’을 출간하며 조선 천재 3부작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책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된 삶을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풀어낸다. 사실에 근거해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삶을 살았던 정약용은 세상을 올바르게 경영하는 지표, 즉 ‘가장 진실한 예’로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삶을 누리길 염원했다. 이런 바람에서 비롯된 천주교와의 접촉은 그와 가족의 삶을 산산조각 낸다. 책에서는 정약용을 총애하던 정조가 승하하며, 유배를 가게된 정약용이 경상도 장기와 전라도 강진에서 겪는 18년간의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서술한다. 정약용은 아들에게 편지로 "내가 살아서 돌아가는 것도 내 운명이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내 운명이다. 그러하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지 않고, 천명만 기다리는 것은 진실로 도리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서글픔과 울분을 뒤로하며 낯선 환경에서 정약용이 성장하는 모습과 속세와 한 발자국 떨어져 세상을 조망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완벽한 커피 맛의 시크릿’ (미다스북스 刊)] 수년간 물과 커피를 연구한 이들이 ‘완벽한 커피’ 맛을 내기 위한 방법을 책에 담았다. 물의 4세대 기술인 ‘미네랄메이커’를 개발한 김범연, 물 전문가 김진호 등 두 저자는 ‘결국 커피 맛은 물이 결정한다’(미다스북스 刊)는 진리를 담아 ‘완벽한 커피 맛의 시크릿’을 펴냈다. 저자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올바른 물 마시기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커피’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원두의 배전도에 따른 커피 맛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양의 에스프레소 추출 실험과 관능 평가를 진행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두 저자는 최상의 커피 맛을 추출하기 위한 솔루션을 정립했다. 책에는 지역 물 특성에 맞는 커피 맛 완성법부터 커피 종류에 따른 물의 온도, 나쁜 커피 맛의 원인, 시장 조사·입지 선정·인테리어 등 ‘카페 창업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 완벽한 커피 맛이 우리 인생에 주는 풍요로움까지 모두 담았다. 특히 두 저자가 전국 카페를 방문해 물 품질과 커피 맛 분석 컨설팅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과 과학적 지식을 녹여냈다. 책은 카페 경영자, 예비창업자, 바리스타 등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실용적인 노하우를 준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사람의 향기’ (도서출판 위 刊] “공들여 정성으로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생겨나지요. 그래서 세상이 살만한 게 아닐까 합니다.”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 온 홍승표 시인이 공직생활의 다양한 경험, 삶의 지혜를 담아 여섯 번째 수필집 ‘사람의 향기’를 출간했다. 이번 신간엔 40년 이상 공직자로 일하며 7명의 도지사를 모셨던 경험, 소통과 리더십을 발휘했던 에피소드, 삶의 철학 등이 담긴 99편의 글이 수록됐다. 홍 시인은 경기도 문화정책과장으로 일하며 수원의 ‘화성어차’를 재탄생하게 한 사연, 인사담당국장으로 인사안을 만들 때조차 출입문을 열어두고 후배들과 소통하던 경험, 2년6개월간 ‘공무원 직종개편위원회’ 소위원회위원으로 활동한 에피소드 등을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특히 파주·용인 부시장 등을 거치며 깨달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들, 경기관광공사 대표로 일하며 메르스가 종식한 뒤 3천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었던 통찰력 등을 펼쳐보인다. 이처럼 책 속엔 홍 시인의 삶의 철학, 가치관과 함께 경험이 더해져 무르익은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홍 시인은 “살아보니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없고 세상만사가 다 완벽한 것도 아니다”라며 “서투르면 서툰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글을 쓸 생각”이라며 출간 배경을 밝혔다. 이어 “눈 시린 햇살처럼 화사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스며드는 달빛처럼 나름의 색깔과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시인은 경기도 문화정책과장, 총무과장, 의회사무처 사무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뽑은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으며 ‘다산청렴봉사대상’, ‘경기도를 빛낸 영웅’,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1988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7권의 책을 펴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 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언론기고가, 칼럼니스트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부의장, 경기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부회장, 대한민국 국제관광 박람회 조직위원 등을 맡고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지금! 바로! 쓸 수 있는 AI의 모든 것] "AI는 인간이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마련해 줘요. AI로 인해 인간의 창조성이 더욱 발휘되는 사회, 이것이 AI와 함께하는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이에요. "- 본문 중에서 ‘챗GPT’로 잘 알려진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만화를 통해 생성형 AI를 쉽게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생성형 AI의 도움이 필요한 초보자라면 누구든 AI 활용법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림 그리기, 음악과 동영상 만들기, 게임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생성형 AI를 소개하고, 실제 작동화면을 예시로 보여준다. 본문 초입에 있는 생성형 AI의 개념과 그 종류에 대한 설명을 숙지하고, 예시들을 차근차근 따라 하면 쉽게 AI 초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생성형 AI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책은 생성형 AI의 단점이 무엇인지도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단점이 있다고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닌 AI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책은 AI가 그 능력을 올바르고 멋지게 펼치기 위해서는 인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자녀의 학교 공부와 AI를 연계시키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수학·국어·영어 등 과목을 AI를 활용해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친절히 안내한다. 이때에도 독자에게 AI를 활용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보호자와 자녀가 함께 올바른 AI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인공지능 시대에 쉽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신간 도서] {비탈길 사람들} 언제나 시에 대한 실상이 무엇인가 ? 라는 의문을 달면서 탈춤에 비유하는 자신을 껍데기라 생각하는 깊고도 깊이가 넘치는 서정시인 전진식 시인이 2번째 시집을 出刊(출간)을 했다. 같은 문인이라 서술은 접어 두면서 내면의 깊이를 늘 추구하면서 유한한 생명력이 있어야 시는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언제나 자신을 탐구하는 열정으로 글을 그려내고 있다. 무색으로 세상의 감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열성이 대단하다. 이번에도 [비탈길 사람들]이라는 시집을 출간하면서 그의 누렇게 금이 간 콘크리트 벽면을 손톱으로 긁으며 담쟁이 삭풍에 평생을 남의 집에 빌붙어 살았다는 그의 글에서 언제나 세상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그의 시는 우리가 안고 가는 현실, 아니 힘없이 살아가는 계층을 잘도 그려낸다. 더덩실 탈춤으로 비워내는 시에는 우리네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다. 사실 요즘은 “인공지능(AI)이 시를 쓰고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시의 새로움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이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의 쓸모를 따지고 디지털이 범람하는 시대. 시는 어떻게 생명력을 이어가야 할까. 하면서 평생 시를 통해 인간과 인류를 사유해 온 전진식 시인은 고뇌 끝에 비워내는 일로 시집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 한판에 들어가는 극 서정시. 이는 곧 인간 근원으로 ‘회귀’이기도 하다. 서정시를 통해 깊은 사유의 공간을 천착해 온 전진식 시인의 시집, [비탈길 사람들] 생에 빛나는 오늘을 비우고 또 비워내며 낮추기를 여러 번,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시가 어떻게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창작한 시집을 이번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며 일독을 권하는 동시에 잠시 느림의 미학으로 멈추지 않는 시인이기를 기대한다. 2024. 10. 24. [금요저널 주필 이승섭]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시집 ‘금강산 가는 길’] ■ 행간에 녹여낸 담백한 노년의 위로…시집 ‘금강산 가는 길’ ‘나’에 대한 깨달음, 자연과의 소통을 행간에 옮겨 쓴 노년 시인들의 합동시집 ‘금강산 가는 길’(문학과사람 刊)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4인 4집’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권의 시집을 발간한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이 낸 일곱 번째 합동시집이다. 조병기 시인의 시는 계절의 변화를 담거나, 과거에 대한 응시를 통해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특징이 있다. 허형만 시인은 그리운 이에 대한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가족, 친구 등과의 추억을 담으면서도 세월이 남긴 외로움, 적막 등을 꾹꾹 눌러 묵직한 삶을 표현했다. 임병호 시인은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녹여냈다. 사모곡·사부곡을 중심으로 첫 번째 시집을 펴냈던 그는 여전히 가족의 이야기를 행간에 담아 따스하고 정감 있는 내용을 전한다. 정순영 시인은 종교적인 경지의 심오한 동경 등으로 시적 세계를 펼쳐낸다. 유한한 인간 세계에 대한 갈증과 고뇌로 ‘거짓없이 깨끗한 시’를 쓰려는 시인의 감정들이 전해진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신간소개]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천태산인天台山人 김태준은 국문학자이고, 학문은 그의 목숨이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소진하며 오백 년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내 호적을 찾아 주었다. 그가 그렇게 목숨을 걸지 않았던들, 먼지투성이 고서들 틈에서 꺼내 준 해례본이 아니었던들 나는 천박한 태생으로 전락했으리라." - 본문 중에서 한글날인 10월 9일 발간된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는 일제로부터 해례본을 지켜낸 국문학자 김태준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김태준은 해례본 발굴을 비롯해 한국 고전문학사의 기념비적 저작인 ‘조선한문학사’, ‘조선소설사’, ‘조선가요집성’을 집필하며 한국 문학을 연구해 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책은 김태준이 간송 전형필의 도움을 받아 해례본을 되찾고 난 뒤 사회주의 단체 활동 죄목으로 처형되는 전반의 이야기를 담아 냈다. 흥미진진한 해례본 추적기와 한글이 주인공이 된 가상의 미니 픽션이 어우러져 복합 구성된 장편소설로, 역사적 사실과 상상으로 구현된 언어의 이야기를 이중 나선구조로 엮어내 생생한 느낌을 준다. 암흑으로 뒤덮인 처형장에 선 김태준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해례본을 찾아 나선 여정을 떠올린다. 1940년, 그의 제자인 이용준의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고서가 해례본임을 직감한 그는 안동으로 내려가 보물의 정체를 확인한다. 소설의 주인공이 ‘훈민정음’으로 바뀌어 전개되는 구성도 눈에 띈다. 훈민정음의 발화 외에도 시신(屍身)의 목을 잘라 그 구조를 들여다보고 자음을 만들었던 집현전 학자들과 목이 잘린 광대 이팔삼의 혼잣말,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에 휩싸인 ‘암클’이라 천대받던 언문과 언문 투서 사건, 조선 최초의 성경을 언문으로 번역한 파란 눈의 선교사와 그를 따라 언문 번역에 힘썼던 한 여인의 이야기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작가는 "말과 글이 사지에 몰린 시기,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고 지키는 것은 한글을 지키고 민족의 얼을 사수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훈민정음과 훈민정음 해례본의 역사성과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소설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추천을 권하고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의도의 힘’ (빌리버튼 刊)] ‘의도의 힘’은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 판매하며 ‘자기계발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웨인 다이어 박사가 새롭게 출간한 책이다. 웨인 다이어 박사는 책을 통해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확신만 있다면 끝없는 잠재력을 지닌 우리는 얼마든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의도’다. 책은 지금껏 성공의 필수 요소라 여겼던 개인의 의지력 대신 ‘의도’를 내세운다. 확신은 잠재력을 끌어내고 필요한 일을 실천하게 만들어 원하는 바를 구현해 낸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의도’가 지닌 현실의 힘을 증명한다. 특히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에 대해 알려준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새로 나온 책] 트렌드 코리아 2025] 똑같은 것은 싫다. 개성이 드러나는 나만의 소비를 추구한다. "하늘 아래 같은 상품은 없다"는 명제를 교리처럼 따르는 신인류가 나타났다. 손댈 데 없는 완벽한 상품은 재미없고, 내 손길을 거쳐 비로소 완성되는 미완의 상품이 좋다.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보다는 취향대로 조립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소비를 통해 ‘나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약 20년간 우리 사회의 추이와 소비 활동의 여러 모습을 추적하고 관찰해 온 트렌드 코리아 팀이 17번째 ‘트렌드 코리아’를 발간했다. 트렌드 코리아 팀은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격변하는 시대에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뱀의 감각,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가 필요하다며 10가지 키워드를 선정했다. 가장 먼저 제시된 2025년의 핵심 소비 키워드는 ‘옴니보어’다. 잡식성(雜食性)이라는 의미의 ‘옴니보어’는 파생적 의미로 ‘여러 본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옴니보어 소비자는 결국 잡식성 소비, 취향의 무한 진화, 집단의 경계가 사라지고 개인의 취향이 뚜렷해진 사람을 뜻한다. 옴니보어 외에도 ‘아주 보통의 하루’를 의미하는 ‘아보하’ 현상의 확산도 전망하고 있다. 푸바오 열풍은 ‘무해력’을 통해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평온함을 선사했기에 발생했고, 이러한 ‘무해력’을 가진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점점 더 강렬해져 소비에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인구의 5%가 외국인이라는 명실상부한 다문화 국가가 돼 가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라데이션 K’라는 키워드로 소개된다. 이 밖에 트렌드 코리아 팀은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의미의 ‘토핑 경제’,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뜻의 ‘기후 감수성’, 기술에 인간의 얼굴을 입히기 위한 기술의 움직임을 담은 ‘페이스 테크’ 등을 2025년 뱀의 해에 소비 키워드로 선정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특유의 역동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전에 없는 다양성을 표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계속해서 이어지는 각종 열풍의 이면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욕망과 결핍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 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