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영화, 드라마, 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해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집과 가족을 주제로 반전의 이야기를 펼친다. [노간주나무(글 김해솔·북다 刊)] 소설엔 나의 엄마, 나의 아들, 그리고 나가 등장한다. 나인 영주는 20여년 전 계단에서 굴러 죽을뻔했는데 영주를 민 건 다름 아닌 엄마였다. 이후 어린 시절 겪었던 이 끔찍한 일을 반복적으로 꿈꾸며 고통에 시달린다.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영주는 아들 선호가 커갈수록 점점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자 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3대가 함께 있으면서 영주는 이제 엄마가 자신이 아닌 아들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영주 일가의 이야기와 형사 윤성이 의문의 사망 사건들을 추적하는 과정이 서로 독립적으로 펼쳐지다가 두 이야기의 연결점이 차츰 드러난다. 작가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공포의 대상이 될 때 느끼는 서늘한 공포를 그려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집이고 가장 맏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흡입력있는 문장과 촘촘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족과 가정에 대한 오래된 환상과 믿음을 서스펜스 요소로 활용한 작가의 치밀함도 돋보인다. 심사위원에게 “압도적이며 저돌적인 이야기”, “비틀린 애정과 집착, 두려움을 탁월한 심리 묘사로 풀었다” 등의 평을 받았다.
[한국바른언론인협회 최재영 이사장이 출간한 ‘해방둥이 시대정신’] (사)한국바른언론인협회 최재영(80) 이사장이 저서 ‘해방둥이 시대정신’을 출간하고, 28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1945년 광복과 함께 태어난 최 이사장은 55년간 언론 외길을 걸으며 현대사의 굵직한 변곡점을 기록해온 언론인이다. 신아일보, 경향신문, 세계일보 등에서 30여 년간 기자로 재직한 뒤 명예퇴직했다. 현재는 시사월간 ‘정경뉴스’ 발행인 겸 (사)한국바른언론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그의 삶과 시대정신이 담긴 칼럼집 출간을 기념하는 한편, ‘희망의 노래’ ‘내 삶의 흔적’ ‘운명적 만남’ ‘울진항 연가’ 등 자작곡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도 공식 데뷔하는 자리가 된다. 가수 설운도, 작곡가 이호섭, 가수 이애란, 이병철, 박민수 등이 출연해 축하 공연도 함께 꾸밀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언론인으로서의 삶뿐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의 인생 여정을 노래로 담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과 함께 공감과 감동의 시간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공정성과 책임성을 높이는데도 앞장서고 있는데 한국바른언론인협회를 통해 매년 ‘한국바른언론인대상’을 시상해오고 있다. 한편 출판기념회는 28일(토) 오후 4시, 서울 켄싱턴호텔 15층 센트럴파크홀에서 열린다.
[신간]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경 작가의 ‘나의 첫 재즈 수업’이 오는 3월11일 출간한다.] “재즈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음악입니다.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을 재즈의 새로운 세계로 이끌겠습니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경 작가가 ‘나의 첫 재즈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두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재즈의 세계로 독자들을 친절히 안내한다. 26일 김 작가에 따르면 오는 3월11일 재즈의 탄생부터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 역사적인 재즈 가수들, 현대적인 해석까지 전 과정을 소개하는 ‘나의 첫 재즈 수업’을 출간한다. 김 작가가 재즈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단단히 성장해갔듯이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황홀한 재즈의 세계를 선보인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한 이 책은 재즈 역사의 탄생부터 오늘날의 재즈를 보여준다. 재즈탄생 과정부터 재즈의 선구자들,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또 재즈가 싹을 틔우고 재즈가 변화해 위대한 재즈 가수들이 쏟아지는 시기를 소개하며 마침내 재즈가 꽃을 피우는 흐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재즈가 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잡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재즈의 매력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유로움”이라며 “나의 첫 재즈 수업이 당신이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걸음을 함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즈의 역사를 살펴보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진정한 ‘나’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무형유산은 손에 잡히지 않는 비물질적이고 ‘옛 것’으로 인식된다. 국제 무형유산 연구 사례를 통해 무형유산은 과거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는 책이 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무형유산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무형유산 관련 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2023년 진행한 공모에서 선정된 원고를 엮어낸 책은 “무형 유산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형유산을 현대 창작 작업의 영감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제 무형유산 소책자.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첫 번째, 캐나다 이민자인 아그니에슈카 파우워프스키-메인빌(Agnieszka Pawłowska-Mainville)이 쓴 ‘살아있는 유산의 문화경관: 캐나다·폴란드의 무형유산과 언어 가치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캐나다 이민자인 저자가 캐나다와 모국인 폴란드 자연 경관에 내재한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와 온타리오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자연 보호구역 ‘ 피마치오윈 아키’. 이곳엔 보레알 숲 등 자연유산 뿐 아니라, 아니시나베 원주민의 생활 방식과 신념 체계를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있어 2018년 최초의 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전까지 유형과 무형,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온 유네스코의 관행을 변화시킨 최초의 사례로 주목된다. 두 번째, 지트카 치르클로바·바츨라프 리슈카(Jitka Cirklová and Václav Liška)의 ‘시간을 잇는 전통, 빛나는 체코의 무형유산’은 체코의 무형유산이 현대 디자인, 사회운동, 디지털 기술과 만나면서 어떻게 전승되고 변화·발전하는지 연구했다. 유네스코는 2003년 무형유산보호협약에서 무형유산을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시간에 따라 진화하며,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고 정의한다. 저자는 체코의 무형유산이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대 체코 사회의 살아 있는 일부로 자리하며, 각 세대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재해석된다고 말한다. [캐나다 매니토바주와 온타리오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자연 보호구역 피마치오윈 아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중국에서 개발해 18세기 유럽으로 전파된 전통 직물 염색법인 블루프린트 기술이 2018년 체코 등 5개 유럽 국가가 공동 신청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사례, 2011년 체코의 게임 회사 워호스 스튜디오(Warhorse Studios)가 개발한 RPG 게임 ‘킹덤 컴: 딜리버런스(Kingdom Come: Deliverance)’의 사례가 등장한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체코 포사자비(Posázaví) 지역의 경관과 마을을 탐색하며 전통 펜싱 기술을 체험하게 되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펜싱 동작과 무기 등은 전통 검술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섬세하게 고증됐다. 저자는 게임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와 전통이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전파될 수 있으며, 게임 속 도시에 대한 관광을 증가시켜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말한다. 두 권의 책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표류인 문순득 일기 표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제공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개관 후 첫 학술연구 성과로 소장유물총서 ‘표류인 문순득 일기’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서는 박물관이 소장한 미공개 유물의 학술적 가치를 밝히고 대중에게 해양문화를 깊이 있게 소개하고자 기획했다. ‘표류인 문순득 일기’는 우이도 홍어 장수 문순득(文順得, 1777~1847)의 표류 경험을 담은 표해록이다. 박물관에 따르면 문순득은 1801년 홍어 거래에 나섰다 풍랑을 만나 일본 오키나와(유구), 필리핀(여송), 마카오(오문) 등을 거쳐 약 3년 2개월만에 조선에 귀환했다. 조선 후기 최장거리, 최장기간을 표류한 문순득의 기록은 단순 조난을 넘어 당대 문화·경제·외교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귀중한 사료다. 당시 흑산도 유배 중이던 정약전이 문순득의 여정을 ‘표해시말(漂海始末)’로 기록했으나 원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이후 정약용의 제자인 이강회의 ‘유암총서(柳菴叢書)’에 필사본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소장유물 연구를 통해 박물관이 지닌 ‘표류인 문순득 일기’가 해당 필사본보다 일찍 쓰인 자료임이 밝혀졌다. ‘표류인 문순득 일기’는 종전 자료들에 없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서양 문물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가톨릭을 탄압하던 19세기, 문순득이 필리핀 성당에서 미사를 관찰하며 이를 상세히 기록했다. 또 유럽 범선에 ‘거중기’가 있다고 표현한 부분 등에서도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박물관은 이번 총서를 일반 대중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유물 가치를 조명하는 전문가 글을 비롯해 원문 이미지, 국문 번역, 유물 분석 과정을 담은 연구 노트를 포함했다. 또 문순득이 사용한 생존언어와 가마, 담배, 여성 생활, 성당 등 다양한 나라 문화를 조선과 비교한 부록을 수록하기도 했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문순득의 표해 기록이 가진 해양교류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박물관의 첫 연구 결실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박물관 소장유물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해양 유물이 모두의 소중한 유산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엘릭시르 刊)] 요네자와 호노부가 ‘소시민’ 시리즈 중 마지막 책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출간했다. 지난 2004년 첫 출간한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부터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으로 이어져온 계절 한정 디저트의 이름을 딴 장편 4부작이 20년 만에 마무리된다. ‘소시민’ 시리즈는 학교를 배경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다루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다. 특히 요네자와 호노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시리즈로, 신간이 출간될 때마다 미스터리 분야 최상위권을 기록한 대표 시리즈이기도 하다. 책은 달콤한 제목과는 다르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오사나이와 함께 하교하는 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한 고바토가 큰 부상을 입고 대학 입시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사고는 3년 전 고바토가 해결하려 했던 친구의 뺑소니 사고와 너무 닮아 있었다. 고바토는 ‘침대 탐정’이 돼 꼼짝없이 누운 채로 3년 전의 사고와 자신의 실패를 되짚어보며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 관련 없어 보이던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진실이 드러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신간]호감 가는 사람은 말투가 다르다 우리 주변에는 유난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 대화를 나누면 기분이 좋아지고, 함께 일하면 일이 더 잘 풀리는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호감을 주고,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사람의 비결은 무엇일까? 또 왜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때가 있을까? 해답은 바로 말투에 있다. 호감 가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에 공감하는 긍정적인 말투로 대한다. 직장 혹은 친구들과의 대화 중 이런 경험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솟아났던 기억 말이다. "덕분에 일이 잘 풀렸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다음에도 잘하고 싶다는 다짐이 생기기도 한다. 구세군 사관, 진로 강사, 학부모 코치, 인성 교육 전문가인 저자는 말투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이를 심리학, 사회학, 뇌과학 연구와 구체적인 사례로 뒷받침한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대화의 순간을 직접 관찰하고 연구한 끝에 발견한 호감 가는 사람의 비밀을 담고 있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호감 가는 말투를 따듯하고 부드럽게 풀어낸다. 1장에서는 상대를 긴장시키는 불편한 말투를 지양하는 법을, 2장에서는 만나면 기분 좋은 편안한 말투를, 3장에서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다정한 말투를, 4장에서는 일이 쉬워지는 똑똑한 말투를, 5장에서는 자존감이 올라가는 건강한 말투를 말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 북모먼트 / 324쪽 "사람들이 물질주의에 집착하고 냉혹하게 변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자들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진짜 원인은 화폐 시스템에 있다." (본문 중에서) 스페인의 필립 바구스 교수와 독일의 재무 컨설턴트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진짜 돈의 모습’을 설명한 책을 출간했다. ‘누구는 왜 끝없이 부를 쌓고 누구는 가난을 반복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 책은 모두가 감히 입 밖에 꺼내지 못한 ‘진정한 돈 이야기’를 9장에 나눠 설명한다. 책은 ‘인플레이션 지속’과 ‘빈부격차’ 등 시장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속 시원하게 설명하는 동시 근본적인 해결책을 암시하며 독자에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더 이상 돈에 이용당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서두를 밝힌 저자는 책 초반부에서는 돈의 시작과 존재가치 등을 이야기하며 독자에게 화폐의 본질을 역설한다. 초반부 이후에는 세상에 돈이 계속 늘어가는 까닭을 설명하며 소수의 수혜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누가 돈을 잃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며 날카로운 논리를 바탕으로 빈부격차의 진정한 주범이 누군지를 꼬집는다. 마지막은 우리가 시장을 이기려면 어떤 시선으로 자본주의를 바라보고 시장에서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술하며 화폐 시스템에 속지 않을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신간] ['명령과 복종'... 그 사이에 선 ‘우리’]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명령을 따르며 살아간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군을 뒤흔든 작동 기제 역시 명령과 복종이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위기 상황에 군인들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지난해 12월7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방첩사 활동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에) 국민 안전 문제를 고려해 항명죄인 줄 알았지만 임무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명령과 ‘노’라고 말할 수 없는 명령은 어떻게 얽히고 충돌할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율성을 지킬 수 있을까. 군사법과 법 경찰, 테러, 안보, 범죄 분야 국내 권위자인 이만종 한국군사법학회장(호원대 명예교수)이 신간 ‘명령과 복종’을 출간했다. 경기일보 기명칼럼 필진으로도 활동하며 국내외 굵직한 사안에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하는 저자는 신간에서 권위와 순응의 복잡한 관계를 대중적인 문체로 쉽게 파헤쳤다. 책은 권력과 순응이 얽히는 사회적 역학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명령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지, 복종은 개인의 자유와 어떻게 충돌하는지,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면의 저항을 어떻게 표현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풀어낸다. 또 사회적, 심리적, 철학적 관점에서 명령을 분석해 우리가 무심코 따르고 있는 명령에 숨어 있는 의도와 논리를 따라가며 명령에 담긴 의미와 한계를 독자 스스로 사유하도록 한다. 명령의 힘과 복종의 이유,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선택을 깊이 탐구한 지점도 흥미롭다. 현대사회에서 차지하는 권위를 새로운 시각으로 규정해 의미를 확장해 나가면서 이론적 접근과 실제 사례를 결합해 권위와 복종의 문제를 더욱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군의 지휘체계에서 명령 수행의 정당성과 그 변화 과정을 살펴보며 군이 작전의 적시성과 법적 균형을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도 던진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쓰기의 미래}, 나오미 배런 / 북트리거/ 628쪽] "이제 기계들이 점점 더 AI에 의해 구동되면서 어떤 일을 기계의 몫으로 나눠 주고, 어떤 일을 인간의 몫으로 남겨 두면 가장 좋을지를 결정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는 AI와 인간의 글쓰기에서 이런 딜레마에 봉착했다. 즉 우리의 개인적이며 전문적인 삶 양쪽에서 무엇을 양도하고, 무엇을 우리 몫으로 챙길 것인가?" - 본문 중에서 2022년세상에 등장한 생성형 AI ‘챗GPT’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창작, 번역, 언론,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침투하며 산업 전반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챗GPT가 등장한지 2년이 지난 지난해 12월, 미국 대학 과제 시즌 동안 사용자가 폭주해 챗GPT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교육 분야에서 챗GPT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우리나라 대학생들 역시 챗GPT 의존도가 심각하며, 지난해 6월 기준 한국에서만 약 315만 명이 이 AI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언어학 명예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글쓰기’를 중심으로 인류의 문해력과 AI의 글쓰기 능력이라는 두 축을 탐구하며, 이들이 얽혀 만들어 갈 미래상을 조망한다. 생성형 AI들은 점점 정교하고 교묘해지는 기술로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저자는 그런 편리함이 우리에게 늘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고 경고한다. AI가 제안하는 방식과 완성된 텍스트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습득한 ‘사고하고, 읽고, 쓰는’ 능력과 더불어 고유한 사고를 표현하는 발판으로서의 글쓰기 능력을 잃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글쓰기 관련 전문직에 AI가 초래할 잠재적 결과들, 인간의 고용과 업무 만족도에 대한 영향 등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게 논의한다. 또한 수기와 타이핑의 차이, 철자 검사와 편집 과정, 그리고 학생들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등을 통해 AI와 글쓰기의 실질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책은 ‘쓰는 행위’와 그 미래를 다룬다. 1부에서는 우리가 ‘쓰는’ 이유를 톺아보며, 2부에서는 AI 기술의 발전을 개괄한다. 이어지는 3부에서는 AI가 인간의 쓰기 영역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맥락을 탐구하고, 마지막 4부에서는 AI가 비전문가를 돕는 여러 방법을 살펴본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지역주의 타파도 K콘텐츠처럼. 높이깊이 刊] 지역주의로 인한 갈등은 한국 정치·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다. 너나 할 것 없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지만 선거판에선 늘 되살아났다. 되살아난 지역주의는 민주정치를 멍들게 했고 각종 갈등을 불러왔다. 한국에서 지역주의 타파는 과연 가능할까. 경영인이자 사업가이면서 20년 넘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온 박무서 ㈜파워란트팜 대표가 최근 ‘지역주의 타파도 K콘텐츠처럼’을 펴냈다. 저자는 한국의 지역주의는 미국의 인종차별과 갈등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내다봤다. 현재 한국의 정치가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로 완전히 분리돼 극도의 정치분열로 나타난 것 역시 지역주의가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지역주의는 어디서 왔을까. 저자는 유교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수직적 관계가 지역주의의 원인인 권위주의와 파벌주의를 초래했다고 본다. 특히 권위주의는 엘리트 충원과 지역개발에서 편중된 지역 이기주의를 이용해 국민의 잠재적인 갈등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이런 잠재적 갈등은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지역 간 이해관계가 있는 때에 명백한 갈등으로 표출된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정치환경을 변화시켜야 할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지역갈등 해소방안”이라며 “지역갈등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한국의 정치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전망과 극복방안을 실무적이면서 이론적인 차원에서 다뤘다. 지역주의를 초래한 한국의 내외적인 요소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해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MZ세대’와 ‘케이팝’에 주목한다. MZ세대에겐 지역감정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이들이 인종이나 문화적인 거부감을 버리고서 케이팝으로 전 세계인과 하나가 되는 것처럼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고 본다. 세부적인 방안으론 △MZ세대에 의한 혁명과 투표 연령 하향 조정 △대통령제에서 내각제로의 전환 △MZ세대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로의 권력 이양 및 분권화 정책을 제시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양심}최재천·팀최마존 / 더클래스 / 208쪽]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내 안의 깨끗한 무엇’, 바로 양심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한다. 양심은 내심의 가치적 또는 윤리적 판단은 물론 세계관, 인생관, 주의, 신념 등도 포함하는 심성으로서 그 형성과 유지에 이어 실현에도 자유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한국의 앤트맨’이라 불리는 최재천 교수가 방송 외에 글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책 ‘양심’을 내놓는다. 최 교수는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이라는 학명을 만들어 내고, 자연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법을 통해 지혜와 사랑을 실천하며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과학자다. 최 교수는 구독자 74만 명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의 제작팀인 팀최마존과 함께 펴낸 이번 책에서 2025년의 첫 키워드로 ‘양심’을 제시한다. 책은 사회적 양심에 대한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성찰을 담아냈다. 인간과 사회의 공정함은 결국 양심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 시대의 ‘양심’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잊혀 가는 양심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개인의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책은 유튜브에서 다룬 300여 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영상을 통해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글로 새롭게 풀어낸다. ‘제돌이 야생 방류’, ‘호주제 폐지’, ‘복제 반려견의 윤리적 논쟁’ 등 논쟁적이지만 반드시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주제들을 편집없이 상세히 수록했다. 최 교수 특유의 친근하고 진솔한 어조로 서술된 책은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며, 자신이 그동안 탐구해 온 생태학적 인간관을 기반으로 사회적 양심이란 무엇인지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관점에서 탐구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