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배진영, 라병호 글. 자유아카데미 펴냄. 228쪽. 2만원] 일상 깊숙이 침투한 플라스틱의 역사를 들여다본 ‘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가 출간됐다.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을 가공 활용하는 4차 산업의 시대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과 같은 제조업의 중요성은 굳건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료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간단한 화학 역사부터 석유화학기술의 발전, 플라스틱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 내용을 전한다. 특히 자연 보호를 위해 시작됐던 플라스틱이 환경호르몬 등의 문제를 낳은 아이러니를 비롯해 플라스틱 기록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현대의 모든 제품이 플라스틱의 발전 덕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아직까지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책 말미에는 위드 플라스틱 시대에 이르러 많은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 폐플라스틱, 탄소 중립 등에 관한 고찰을 가볍게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석양의 뒷모습’ (문학과사람 제공)] 등단한 지 50여년이 된 문학계 원로 4인의 합동시집 ‘석양의 뒷모습’이 출간됐다. 인생의 희로애락과 삶을 시로 관통한 원로 작가들의 자세를 통해 삶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시집엔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의 시 각 20여편이 게재됐다. 이들의 시는 오래된 백반집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삶에서 건져올린 담담한 삶의 단어가 행간행간 힘 있게 스며들어 자성과 해학이 담긴 시어로 춤을 춘다. “고놈 참 기특하게도 가을을 물고 와 빈방에 가득 풀어 놓는다/…부뚜막 어둔 자리 잡아 자장가를 불러준다…”. (귀뚜라미, 조병기作), “육체를 빠져나온 상처 난 영혼을 날마다 다리고 꿰매고 수선하는 세탁소 부부는 참 부지런한 시인입니다”. (세탁소 부부, 허형만作), “들녘 곡식들 영글어가는 소리 금빛 노래/… 세월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귀가 밝아진다”. (노년의 귀, 임병호作), “…내 얼굴에는/ 나를 내려다보는 별들이 반짝거리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주름살, 정순영作) 조병기(85) 시인은 자연을 배경으로 정겨운 옛 정취가 묻어 나는 작품을 선보였다. 1972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동신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시학 대상(2021) 등을 수상한 그는 ‘가슴 속에 흐르는 강’ 등의 저서가 있다. 허형만(80) 시인은 세탁소, 지팡이, 택배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목포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로 등단했으며 제7회 한국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 ‘화홍시단’으로 등단한 수원 출신의 임병호(78)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은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드러내는가 하면 노년의 깨달음으로 얻은 귀와 눈의 밝음을 이야기힌다. 정순영(76) 시인의 작품엔 종교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들었다. 1974년 ‘풀과 별’로 등단한 그는 ‘시는 꽃인가’ 등의 저서가 있으며 세종대 석좌교수, 부산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시집에 관해 “따스하고 정감 있는 사람 냄새가 난다”며 “연필로 꼭꼭 눌러쓴 글씨 같은 순수하고 담백한 위로와 웃음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더숲 刊)]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은 어린 시절 자연과 깊은 교감을 한 주인공 ‘페터’가 명성있는 산림감독원이 돼 동식물과 숲을 만나며 품게 된 사색과 통찰을 내레이션 형식으로 전달하는 한 편의 그래픽 소설이다. 책은 페터의 시선에 따라 숲과 나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출간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뒤 ‘그래픽 노블(그림 소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오랜 시간 숲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탐구해 온 작가이자 각본가인 프레드 베르나르와 그림 작가 벤자민 플라오는 원작자 페터 볼레벤이 펼쳐낸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들을 다채로운 색감의 글과 그림으로 되살려냈다. 이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페터가 숲 바닥에 앉아 한 줌의 흙을 쥐어 보고,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에 관해 사색하거나, 숲길에서 마주친 나무를 세심히 관찰하는 장면 등을 만나게 된다. 땅속 생명체, 나무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기능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생활용어로 아주 쉽게 알려주는 상속세·증여세 절세전략’ (티에스세무법인 刊)]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속세·증여세’에 대해 쉽게 풀어낸 책이 나왔다. 책은 법률용어를 가능한 배제해 생활용어를 사용했고, 질문과 답변 형식을 취해 절세 방법을 설명했다. 김관균 세무사는 지난 30년간 고객을 만나며 연구한 절세 방법을 담아 ‘생활용어로 아주 쉽게 알려주는 상속세·증여세 절세전략’(티에스세무법인 刊)을 출간했다. ‘상속세·증여세’는 생활과 밀접한 세법으로 관심이 높지만, 많은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알아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낀다. 저자 역시 지난 1995년부터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객을 만나왔다. 저자는 세법이 법률이기에 한 글자, 한 단어로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어 잘못된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용어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절세’는 세무사가 연구해 고객에게 쉽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지난 30년간 세법을 쉽게 풀어 전달했고,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을 펴냈다. 책은 지난 2023년 나온 초판을 개정한 것으로, 올해 개정된 상속증여세법을 모두 반영했다. ▲상속재산 분배방법(민법) ▲상속세 절세방법 ▲상속 및 증여 내산의 평가방법 ▲증여세를 절세하는 방법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세법의 개념부터 생활과 밀접한 실무 위주의 여러 가지 절세방법, 주의할 내용들을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 특히 초판보다 질문을 많이 추가해 총 121개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결혼하는 자녀의 신혼집 마련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등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단순하게 던지면서도 ‘신혼집 마련’을 절세하며 도와줄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또 연관된 내용은 질문의 번호를 적어 상속세·증여세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도왔다. 아울러 저자가 오랜기간 세무사로 근무하며 쌓은 생생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동시에 사례를 포함해 세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세법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으면 필요한 부분을 물어보기 쉽고 이해하기에도 수월하다”며 “독자들이 재미있는 소설책처럼 가까운 곳에 두고 읽으며 상속세·증여세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건너가는 마음┃하기정 지음. 모악 펴냄. 272쪽. 1만5천원] 하기정 시인은 시(詩)적 정서 속 삶과 체험에서 길어 올린 순간을 포착한 글들로 첫 산문집 ‘건너가는 마음’을 채웠다. 책은 3부로 구성했다. 1부 ‘빈 문서와 빚문서 사이에서’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시적인 순간을 산문으로 끌어올려 압축과 은유로 제시한 글을 담았다. 저자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삶에 대한 애착을 확장하고 있다. 산문이지만, 시의 영역 안으로 들여도 무방한 문장들이 밀집돼 있다. “돌 속에는 수없이 들었던 많은 귀와 말하지 못한 무거운 입이 들어 있다. (중략) 돌 위에 돌을 얹어 놓고 나는 근심을 하나 얻었다. 이 돌에도 적막과 결핍이 공평하게 들어 있을 것이다.” (‘돌 생각’ 중에서) 2부 ‘혼자인 것의 아름다움’에서는 시인으로서 문학을 바라보는 눈과 대상과 현상에서 오는 생각들을 자분자분하게 이야기한다. 3부 ‘오래전 그런 말이 있었지’는 저자의 마음에 아로새겨진 어린 시절과 경험들이 현재에 이르는 동안 영향을 주고받고 이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에 이르는 순간을 포착해 풀어내는 글과 문체가 눈에 띈다. “시공간이 일직선 위에서 앞으로 가기만 한다면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현재 시각만 기억할 것이다. 길게는 분 단위로. 짧게는 초 단위로. 말도 안 되지만, 생각은 되었다. 시간의 기억이라는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과거를 불러올 수 있고 미래를 상상한다는. 사람들은 당연히 비웃겠지만, 혼자인 것의 아름다움을, 오동잎이 내 발등을 덮어주던 여섯 살, 그 감정의 정체가 먼 미래에 와서야 도착했다는 것을, 오래전 죽은 별이 오늘밤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을.”(‘혼자인 것의 아름다움’ 중에서) “태어난 날만큼 같은 수의 죽은 날이 있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만, 죽음을 배웅하러 가는 날보다 태어나는 사람을 맞이하러 가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가고 사람은 남으니까요. 사람은 가도 그리움이 남아 있으니까요.” (‘사람은 가고 사람은 남고’) 이렇듯 저자는 일상 속 작은 순간들에서 발견한 깨달음과 사유들을 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더욱 생생하게 그려내며 자신만의 시각과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2010년 시로 등단해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 ‘고양이와 걷자’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를 냈다. 선경문학상, 5·18문학상, 불꽃문학상,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번역, 필로소픽 刊]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가 ‘개소리’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은 2016년 국내에 출판된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책의 철학적 가치와 깊이와 함께 그만큼 ‘개소리’가 만연한 사회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의미도 있을테다. 우선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는 특유의 꼼꼼한 개념분석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소리’에 담긴 숨은 의미와 그것의 사회적 파급력을 낱낱이 뜯어본다. 처음부터 그는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라고 단언한다. 또한 모든 이가 이런 사실마저도 알고 있다한다. 우리도 모두 개소리를 한 번씩은 하니까. 개소리의 개념풀이 이후 거짓말과의 분류 또한 시도한다. 프랭크퍼트에 의하면 거짓말은 개소리보다 더 나쁘고 악의가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한다. 반면 개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덜 나쁜 것으로 취급되곤 한다. 과연 그럴까. 거짓말은 그와 반대되는 진실을 찾아보려는 어떤 노력이 수반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게 진짜인지 판별을 해보려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소리의 본질은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거짓도 진실에도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싸지른다. 즉 ‘개소리의 작업은 보다 광범위하고 독립적이며 음기응변과 꾸며냄, 그리고 창의적인 연기의 여지가 많다. 이것은 들인 노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예술의 문제’라고 말한다. 개소리는 꾸며내는 것, 독창적인 예술이란 것이다. 그리고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라고 단언한다. 개소리를 하는 자는 애초에 진실에 관심이 없다. 거짓말은 진실이 드러나면 힘을 잃지만 개소리는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이어진다.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위험한 이유다. 저자가 개소리의 개념을 분석한 뒤 비판하는 대상은 결국 개소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개소리에 관대한 사회다. 우리사회의 회의주의는 문제의 진상 파악과 객관적 탐구를 위한 노력이나 가치, 믿음을 저하시킨다. 이때 개소리는 확산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단 한 번의 삶’ (복복서가 刊)] “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다. 지난해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 열네편을 수정하고 다듬어 묶은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보고, 겪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나누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부지런히 쌓은 경험을 중심으로 사유를 펼쳐왔지만, 자신의 인생을 직접 꺼내어 내놓은 적은 드물었다. 이번 책에는 저자의 ‘삶’이 전면에 등장한다. 사적이고 내밀한 가족사와 함께 저자 자신의 삶을 무덤덤한 어조로 담아냈다. 이야기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저자의 어머니는 평생 자신의 결혼 전 삶을 자녀들에게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다. 저자는 그런 어머니의 장례식에 모여든 조문객들의 말을 듣고 어머니가 20대 때 군인이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저자가 아버지에게 품었던 첫 기대와 실망도 돌이켜보면서 마음 한편에 쌓아뒀던 기억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지난 삶을 차근차근 톺아본다.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돈 1968년생 ‘인간 김영하’는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됐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구해간다. 그리고 비슷한 질문을 독자에게도 전한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작가 삶의 에피소드가 나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서사적 경험을 할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 도서출판 ㈜경향뉴스원이 함산 전병열 박사의 신간 수필집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발표한 글들을 모아 엮은 작품집으로,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정직한 고백과 시대를 바라보는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를 ‘자신과의 대화’라고 정의하며, 글 속에 자신의 경험과 감정,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을 녹여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성찰이자 치유이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희로애락을 마주하고 독자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하고자 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저자의 지난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글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해온 기록이기도 하다. 수록된 글 한 편 한 편에는 삶의 조각들이 스며 있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공감, 위로, 그리고 잔잔한 희망의 메시지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 수필들은 단순한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진솔한 목소리이자 우리가 함께 겪어온 희로애락의 기록입니다. 추억과 성찰을 나누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일상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를 향한 통찰, 그리고 내면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정리해가는 저자의 여정은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독자들에게 삶의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소중한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개소리라 치부하고 넘길 수 없는…‘개소리에 대하여’(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번역, 필로소픽 刊)]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가 ‘개소리’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은 2016년 국내에 출판된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책의 철학적 가치와 깊이와 함께 그만큼 ‘개소리’가 만연한 사회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의미도 있을테다. 우선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는 특유의 꼼꼼한 개념분석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소리’에 담긴 숨은 의미와 그것의 사회적 파급력을 낱낱이 뜯어본다. 처음부터 그는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라고 단언한다. 또한 모든 이가 이런 사실마저도 알고 있다한다. 우리도 모두 개소리를 한 번씩은 하니까. 개소리의 개념풀이 이후 거짓말과의 분류 또한 시도한다. 프랭크퍼트에 의하면 거짓말은 개소리보다 더 나쁘고 악의가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한다. 반면 개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덜 나쁜 것으로 취급되곤 한다. 과연 그럴까. 거짓말은 그와 반대되는 진실을 찾아보려는 어떤 노력이 수반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게 진짜인지 판별을 해보려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소리의 본질은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거짓도 진실에도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싸지른다. 즉 ‘개소리의 작업은 보다 광범위하고 독립적이며 음기응변과 꾸며냄, 그리고 창의적인 연기의 여지가 많다. 이것은 들인 노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예술의 문제’라고 말한다. 개소리는 꾸며내는 것, 독창적인 예술이란 것이다. 그리고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라고 단언한다. 개소리를 하는 자는 애초에 진실에 관심이 없다. 거짓말은 진실이 드러나면 힘을 잃지만 개소리는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이어진다.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위험한 이유다. 저자가 개소리의 개념을 분석한 뒤 비판하는 대상은 결국 개소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개소리에 관대한 사회다. 우리사회의 회의주의는 문제의 진상 파악과 객관적 탐구를 위한 노력이나 가치, 믿음을 저하시킨다. 이때 개소리는 확산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시, 어렵지 않게 쓰자] 시를 처음 써 보려는 이들에게 시는 낯설고 어려운 세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는 멀리 있지 않다. 일상의 감정과 생각, 순간의 떨림 속에도 시는 숨어 있다. 『시, 어렵지 않게 쓰자』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다. 시 쓰기의 기초부터 실제 창작 과정까지,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이 책은 ‘주제가 분명해야 한다’, ‘어법에 맞는 문장을 써야 한다’, ‘소재와 표현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같은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수많은 예시와 시인의 실제 창작 과정을 덧붙여 설명한다. 감정을 절제하는 법, 시행과 운율의 쓰임, 자유시와 정형시의 차이, 말하는 이의 설정, 이미지 구성 등 시 쓰기의 핵심 개념을 실전적으로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시를 쓴 후 어떻게 퇴고하고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팁도 아낌없이 전한다. 저자는 시를 오랫동안 가르치고 창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를 지적하고, 보다 깊이 있는 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은 어렵고 고상한 언어의 세계가 아니라, 쉽게 쓰되 아름답게 표현하는 시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시를 쓰고 싶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단단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시를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한 책. 『시, 어렵지 않게 쓰자』는 ‘어떻게 써야 좋은 시가 될까’라는 질문에 실질적인 답을 주는 시 창작 입문서다. 수많은 시 쓰기 이론서들이 문학적 해석에 집중할 때, 이 책은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시작해 실제 창작의 과정에 집중한다. 시의 주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감정을 어떻게 절제할 것인지, 시행을 어떻게 나누고 제목을 어떻게 붙여야 할지 등 시 쓰기의 핵심 요소들을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특히 ‘시와 소재의 차이’나 ‘시적 언어를 다듬는 법’ 등 기존 시집을 읽는 것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창작의 디테일을 충실히 담아냈다. 시를 쓰는 일이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 책은, 오히려 시가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나만의 목소리로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이들, 시라는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시, 어렵지 않게 쓰자』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국제PEN 세계본부 이사, 국제PEN 한국본부 제33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망명북한작가PEN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하회탈 자화상』,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계란껍질에 앉아서』,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헤이리 시편』, 『복수초』, 『꽃을 심는 손』, 『생텍쥐페리의 미소』 등 다수의 시집과 수상록을 펴내며 오랜 시간 시와 함께해 왔다. 그는 시를 삶의 언어이자 진심의 형식이라 여기며, 문학을 처음...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표지사진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 도서출판 ㈜경향뉴스원이 함산 전병열 박사의 신간 수필집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발표한 글들을 모아 엮은 작품집으로,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정직한 고백과 시대를 바라보는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를 ‘자신과의 대화’라고 정의하며, 글 속에 자신의 경험과 감정,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을 녹여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성찰이자 치유이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희로애락을 마주하고 독자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하고자 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저자의 지난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글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해온 기록이기도 하다. 수록된 글 한 편 한 편에는 삶의 조각들이 스며 있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공감, 위로, 그리고 잔잔한 희망의 메시지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 수필들은 단순한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진솔한 목소리이자 우리가 함께 겪어온 희로애락의 기록입니다. 추억과 성찰을 나누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일상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를 향한 통찰, 그리고 내면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정리해가는 저자의 여정은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은 독자들에게 삶의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하며, 일상 속 작고 소중한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영화 속 인문학 - 시네마 오디세이아] 장뤽 고다르와 왕가위부터 크리스토퍼 놀란, 봉준호의 작품을 아울러 영화를 통해 인문학과 사회 해석학을 설명하는 책이 출간됐다. 150여 년이라는 영화의 역사가 흐른 지금의 영화는 단순한 서사를 넘어 인간의 근본 문제를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예술 장르로 발전했다. 새로운 기술과 대규모 자본으로 엄청난 관객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동시에 대중의 일상적 욕망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은 보이는 그대로의 영화의 이미지를 넘어 사회·정치적 맥락과 권력관계, 이데올로기 차원의 분석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방법을 전수한다. 작품을 바라볼 때 감독의 정체성, 배우의 성격과 연기력 등을 분석하는 기술적 비평을 넘어 철학, 사회학, 미학 등과도 연결해야 전체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총 6부에 걸쳐 영화를 풍부하게 조망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은 인류 문명의 자본주의 본질, 불평등부터 권력과 차별 인류의 미래, 유토피아에 관한 것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통해 여러 현상을 해석한다. 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생충이 보여주듯이 빈곤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문화적으로 재생산되면서 사회적 단절은 더욱 심화된다"며 "영화는 사회 혁명을 제기한 것은 아니지만 불평등이라는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한다. 또 서부극과 SF영화의 공통점을 들며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이 주입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작품에서 선한 사람은 언제나 백인이며, 이질적 종족과 악한 사람은 외부인인 서부극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스타워즈’를 비교한다. 스타워즈에서 악역이 소련식 군복을 입거나 일본식 사무라이 투구를 쓴 것이 서부극과 같이 외부에 대한 미국인의 숨겨진 부정과 감정을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분석한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왕가위의 작품으로는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영화 해석을 설명한다. 저자는 "왕가위의 영화는 인물의 동작이 자연스러운 잔상을 남기고 흘러가는 스텝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기억에 관한 예술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중경산림'에서 금성무가 달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인류학 연구의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말처럼 이 책은 영화 이면의 의미로 철학적 메시지를 탐구하고 싶은 이에게 새로운 인류학 연구서가 돼줄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