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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과학(이재열 지음)] 갓, 반닫이, 맷돌, 호족반 등 전통 살림 살이와 의복에는 어떤 과학적 의미가 숨어있을까. ‘살림의 과학’에서는 전통 가옥을 구성하는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등을 훑으며 요긴하고 자잘하게 쓰이는 가재도구를 세밀하게 살핀다. 오래된 농서 ‘산가요록’을 만든 전통 한지의 비밀과 전통 음식 조리에 사용된 토기, 도기, 자기 등 그릇,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애쓴 조상들의 슬기로운 보관법을 분석하기도 한다. 미생물학자로 농작물을 망치는 바이러스부터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신간]살림의 과학(이재열 지음)] 갓, 반닫이, 맷돌, 호족반 등 전통 살림 살이와 의복에는 어떤 과학적 의미가 숨어있을까. ‘살림의 과학’에서는 전통 가옥을 구성하는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등을 훑으며 요긴하고 자잘하게 쓰이는 가재도구를 세밀하게 살핀다. 오래된 농서 ‘산가요록’을 만든 전통 한지의 비밀과 전통 음식 조리에 사용된 토기, 도기, 자기 등 그릇,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애쓴 조상들의 슬기로운 보관법을 분석하기도 한다. 미생물학자로 농작물을 망치는 바이러스부터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이영호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88쪽. 1만2천원 사회 전반에 AI(인공지능)가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존 모든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사회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교육 현장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 AI 기술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적·윤리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인공지능 교육과 법’이 출간됐다. 이 책은 AI로 인한 교육의 변화 중 개인 정보 보호와 저작권, 공정한 교육 평가, 교사의 역할 변화 등 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주요 법적·제도적 이슈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쟁점이다. 구독료 체계, 기존 디지털 교과서와의 차이,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경험과 보완점 등 실질적 현장 문제를 면밀히 짚었다. 저자인 법무법인 LKB 이영호 변호사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정보학(데이터 사이언스) 석사를 취득했으며,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로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법적 시각을 모두 반영해 AI 시대 교육의 미래를 제안하고 싶다”며 “교육의 혁신과 공정성, 학생의 권익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사이버 범죄’ 표지. 도서출판 진영사 제공] ‘범죄’라는 개념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경과 시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는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범죄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데이비드 월(영국 리즈대 법과대학 교수)은 ‘사이버 범죄’의 국제 전문가로 강력한 설명과 통찰을 통해 사이버 범죄가 개별 국가 및 국제 수준에서 형·민사 사법 절차에 미치는 규제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책은 디지털 사회의 권력, 신뢰, 통제, 윤리와 책임의 문제를 고찰하며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위와 정의를 판단할 수 있을지 묻는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복잡한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월은 “개별 해커나 범죄자의 문제가 아닌 정보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 신뢰의 해체 등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며 “해킹, 피싱, 신원 도용, 사이버 스토킹, 온라인 사기 등 사례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라고 말한다. 사이버 범죄의 삼분법에 주목할 만하다. 월은 사이버 범죄를 ‘컴퓨터를 대상으로 한 범죄’, ‘컴퓨터를 도구로 한 범죄’, ‘컴퓨터가 환경이 되는 범죄’로 구분한다. 범죄는 행위자의 의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데 이러한 분류는 사이버 범죄의 복합성과 기술적 맥락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한다. 저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보이지 않는 범죄’가 현실 세계의 감시와 통제, 불안을 어떻게 증폭하는지를 살펴본다. 사이버 범죄는 공공의 신뢰와 법적 규범의 재편을 요구하는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 월은 대중과 언론이 사이버 범죄에 반응하는 방식을 분석하며 기술에 대한 무지와 공포가 새로운 감시 체계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책은 정태진 평택대 국가안보대학원 교수 겸 한국 사이버 범죄학회장이 옮겼다. 지난 달 말 출간된 개정서의 번역을 맡은 정 교수는 국가사이버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나 국제테러조직이 배후에 있는 사이버범죄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는 전문가다. 정 교수는 영미권에서의 석·박사 과정을 통해 국제 형사범죄에 대한 깊은 이해로 국가정보원 등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정 교수는 “도서‘사이버 범죄’는범죄학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철학, 사회학, 법철학적 논의를 아우른다. 월은 우리가 점점 더 연결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만큼, 기술을 통해 구축되는 권력 구조가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숙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필동 임면수 평전┃박환 지음. 도서출판 선인 펴냄. 244쪽. 2만원] 광복 80주년이자 멕시코 한인이주 120주년을 맞아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임면수(1873~1930)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첫 평전이 출간됐다. 독립운동사연구자이자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인 박환 수원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필동 임면수 평전’을 펴내고 임면수의 국내외 독립운동 활동을 정리하는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했다. 임면수는 조선 말기 수원에서 계몽운동과 학교 설립을 주도하고 국채보상운동과 흥학운동 등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로 망명해 독립군 양성을 위한 신흥무관학교 전신인 ‘양성중학교’의 교장을 맡았고,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부민단의 결사대 소속으로도 활동했다. 일제의 간도출병 이후에는 근거지를 옮겨가며 항일투쟁을 이어가다 체포돼 투옥됐다. 특히 이번 평전에서는 임면수가 수원에서 운영한 ‘멕시코 이민 모집 대리점’을 통해 멕시코로 이주한 임순필·김원경 부부가 이후 쿠바로 건너가 한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당시 멕시코로 이주한 임순필·김원경 부부는 쿠바 아바나에 한글학교인 ‘흥민학교’를 세우고 한글 교육에 힘썼으며 김원경은 대한여자애국단 아바나 지부 단장으로도 활동했다. 박환 교수는 “임면수는 일본어에 능통해 관직 등 안정된 삶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다는 점에서 재조명돼야 할 인물”이라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수원·화성 출신 인물들의 국제적 활동을 밝혀낸 것이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임면수를 통해 멕시코와 쿠바에서 항일운동을 이어간 지역 인사들을 새롭게 발굴한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경기도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해외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소설 ‘무꽃’ (신원커뮤니케이션 刊)] 해마다 봄이 오면 새싹이 자라나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무성한 여름을 지나 낙엽 진 가을, 눈 내리는 겨울이 되면 어떤 꽃은 영영 사라진다. 다시 봄이 되면 새로운 생이 움튼다. 소설 ‘무꽃’은 어느 산골 소년이 어머니의 품을 떠나 한 소녀를 만나 청년이 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가정을 이끄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에 어머니를 돌보고 인생의 전부인 것 같던 오랜 직장에서 물러나 인생 2막을 맞이하는 애달픔과 행복 등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무꽃은 작가 윤달현의 3번째 자전적 소설이다. 현재 (사)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장으로 임하고 있는 작가는 1980년대 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농협 청소원에서부터 은행 지점장까지의 애환과 제2의 인생에 대한 발자취를 담았다. “어머니는 파란색 페인트통에 붓을 넣었다 꺼내어 그림 한쪽 구석에 무꽃을 그려 넣었다. 한가운데에서 양손을 벌려 자식 손을 잡는 모습을 그렸다. 아마도 세상을 다하는 날까지 지켜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소설 ‘무꽃’ 중) 작품엔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이 담겨있다. 어머니는 8·15해방 전에 태어나 한글 공부를 하기도 전에 6·25전쟁을 겪으며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작가는 농촌 총각에게 일찍이 시집가 농사일과 육 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없는 세월을 보내고, 가정을 위해 헌신하신 것에 한없는 감사를 담아 자전 소설로 의미를 부여했다. 제1장 빛나는 졸업장부터 제5장 낙서 여행까지 직접 글과 그림도 그려 놓았다. 꽃말처럼 소소하고 겸손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한다. 작가는 1년 동안 쓰고 그림을 그려 넣은 책을 이번 어머니 생일을 기념하면서 출판했다고 한다. 소설에는 산골 소년가 청년이 되고, 누군가의 남편이자 가장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시대상으로 펼쳐지며 누군가에겐 공감을 누군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격동의 1960년대, 비무장지대의 파주에서 태어나 1980∼90년대와 IMF 등을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설을 읽다 보면 따뜻한 미소가 물든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깜깜이 ┃나가시마 히로미 지음. 북스토리아이 펴냄. 32쪽. 1만5천원 정전이 된 어느 밤 주인공 수미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수미의 눈 앞에 깜깜이가 나타난 것이다. 깜깜이는 수미에게 말을 건다. “나랑 친구가 되면 안 무서울거야.” 용기를 낸 수미가 등에 올라타자 깜깜이는 단숨에 하늘로 날아오른다. 둘은 어둠이 짙게 깔린 동네 구석구석을 모험한다. 그러자 평소 불이 켜졌을 때는 알아차릴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늘을 수놓은 반짝반짝 별, 바다 내음과 섞여 풍겨오는 여러 음식 냄새,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와 사람들이 재잘재잘 작게 웅성이는 소리까지. 깜깜이는 수미에게 이렇게 묻는다. “깜깜하니까 평소보다 좀 더 활기차게 느껴지지?”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펼쳐진 두 친구의 모험은 귀를 귀울이고 숨을 깊이 들이쉴 때 비로소 찾아오는 고요함을 그려낸다. 희미한 냄새와 다정한 소리를 발견해 나가는 여정을 쫓아가다보면 독자들도 어둠을 마주했을 때 찾아오는 무서운 감정 이면에 자리한 작은 용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백화 양건식 바로 세우기┃유봉희 지음. 다인아트 펴냄.] 뛰어난 소설가이자 중국 문학 번역가·연구자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나, 한국 근대 문학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백화(白華) 양건식(1889~1944)의 문학 세계를 총체적으로 복원하는 책이다. 유봉희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 학술교수가 쓴 ‘백화 양건식 바로 세우기’는 그동안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던 양건식의 연구사부터 해외 유학, 학력, 교육 관계 등 생애사와 그의 중국 문학 번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양건식은 한국에서 중국 현대 문학 번역을 처음으로 개척한 중국 문학 연구 1세대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기존 연구는 중국 문학 번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저자는 그동안의 연구 관행을 깨고 중국 문학 번역은 물론 양건식의 창작과 사상 형성과정, 일본·중국 유학설, 역사학자 이능화(1869~1943)와 소설가 박태원(1909~1986)과의 관계 등 양건식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 등을 바로 잡았다. 또 저자는 새로운 해석을 통해 양건식 문학의 총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방점을 뒀다. 특히 양건식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로 유명한 박태원의 ‘한문 선생’ 정도로 알려진 사실에서 더 나아가 그가 박태원의 사상 형성과정과 문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여러 기록들을 들어 논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뛰어난 모더니스트에서 해방 이후 역사소설가로 변신한 박태원의 문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참조 지점을 던져 준다. 양건식은 1910년대 ‘비판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슬픈 모순’(1918)을 비롯해 ‘석사자상’(1915), ‘미의 몽’(1915), ‘귀거래’(1915) 등 빼어난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스물 중반을 갓 넘긴 나이에 ‘조선불교진흥회’에서 한국학의 개척자 이능화와 함께 활약한 거사불교운동의 중추였다. 양건식은 1920년대 초 ‘개벽’에 중국의 문학혁명운동과 현대 소설을 번역하면서 이광수(1892~1950)로부터 “조선 유일의 중화극 연구자요 번역가”란 찬사를 받기도 했다. 양건식은 지식인 사회의 눈이 대부분 서구 사상과 일본으로 향하고 있을 때 루쉰, 후스, 천두슈 등의 중국 신문화운동과 5·4운동 주역들의 작품과 논문을 국내에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1920년대 ‘조선문단’에서 시도한 합평회에서 ‘개벽’의 박영희와 이익상의 작품을 신랄하게 공격하고 계급문학 논전을 불러오는 계기를 제공했던 평론가이기도 했다. 저자는 “양적으로 풍부하진 않지만, 그가 보여준 작품의 내용을 들여다볼라치면 사상적 품격과 양식에서 일찍이 리얼리즘에 근접했음을 느끼게 한다”며 “남한보다 양건식에 일찍 주목한 1960년대 북한 학계에서 ‘슬픈 모순’을 두고 ‘비판적 사실주의’로 평가한 것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이어 “1910년대 문단이 이광수와 최남선의 ‘2인 시대’라 하지만, 그들의 빛에 가린 소중한 보물들은 존재했으며, 양건식을 통한 1910년대 문학의 ‘가치 재발견’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이 책은 유봉희 교수가 시작한 ‘유(柳)의 근대·문학관’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는가┃김진석, 남기철, 김승연, 장숙랑, 임준, 서종균, 하경환, 이태수 지음. 헤이북스 펴냄.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문제 ‘돌봄’. 영유아기부터 질병을 겪는 시간, 그리고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순간, 돌봄이 절실해지는 때를 맞이한다. ‘간병 살인, 영케어러, 돌봄 독박, 고독사’ 이런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어찌보면 한국은 늘 예기치 못한 순간 찾아온 삶 속 ‘돌봄’을 지우기 급급했다. 당장 우리가 직면한 문제이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돌봄의 절박함을 사회적인 의제로 풀어낸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는가’가 출간됐다. 책 머리말을 들춰봤다. 책을 쓴 집필자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돌봄 현실에 대한 실태와 그 구조적 원인 그리고 진정한 커뮤니티 케어 체계의 구축 방안 등을 논리적으로 밝혀낸 최초의 대중서라고 자부한다”며 출간 이유를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저자들은 책의 핵심 메시지인 커뮤니티 케어, 그중에서도 한때 화성시와 춘천시에서 진행한 ‘어르신 통합돌봄 시범사업’에 함께한 이들이다. 이 사업을 통해 확인한 커뮤니티 케어의 이론과 현실적인 해법이 담긴 책이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나뉜다. 사회에 드리운 돌봄의 그늘을 돌봄 당사자와 책임자, 제공자 등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여전히 가족=돌봄이라는 명제가 굳건한 한국 현실을 짚는다. 이어 요양병원에서도 여전히 돌봄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는 한국 보건의료의 새판을 짜기 위한 공공 돌봄체계 구축으로 이어진다. 저자들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히려 시민들의 돌봄문제에 무관심한 지자체의 모습을 조명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까지 짚어낸다. 이는 저자들이 말하는 커뮤니티 케어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제도적인 재편이 절실하다는 데 당위성을 더하는 요소다. 누구나 존엄한 삶을 살아갈 권리를 지키는 공공 중심의 커뮤니티 케어와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이 궁금한 이라면 한번쯤 책장을 넘겨봐도 좋겠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장수철 지음.] 다소 엉뚱한 물음에서 출발한 이 책은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문화에 숨겨진 진화사적인 의미를 다룬다. 저자인 장수철은 책을 통해 ‘과연 자연만이 침팬지와 인간을 가른 것일까’하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 현상인 K컬처가 등장한다. K팝, K푸드, K드라마를 비롯해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즉 자연과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즐거운 탐구의 여정이 오롯이 책에 담겼다. 문화가 유전자를 설계하고 있다는 가설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책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한 챕터를 들춰봤다. “잡담과 평판이라는 출입문을 잘 통과한 사회 구성원들은 살아남고 유전자를 자손에게 남길 수 있었다. 즉, 평판 문화가 유전자를 선택한 것이다.” (124쪽) 이 구절은 혈연주의가 우선되는 사회에서 이타성이 등장한 배경과 평판에 민감한 인간의 본능을 생물학, 문화적 현상에 기인해 분석했다. 초기 인류는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데 인색했을지라도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 간접적인 호혜성이 통용되고 평판이 중요한 사회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판이 중요해지면서 여러 문화적 장치가 출현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야기, 소설, 연극, 영화와 드라마 등의 문화 콘텐츠는 사람들이 삶을 들여다보고 모범적인 사례를 따라 배우는 주요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와 생물학이라는 상당히 이질적인 분야를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쉽게 풀어낸’ 책이다. 이런 점에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독창적이고 치밀한 해석이 돋보인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더숲 刊)]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은 어린 시절 자연과 깊은 교감을 한 주인공 ‘페터’가 명성있는 산림감독원이 돼 동식물과 숲을 만나며 품게 된 사색과 통찰을 내레이션 형식으로 전달하는 한 편의 그래픽 소설이다. 책은 페터의 시선에 따라 숲과 나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출간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뒤 ‘그래픽 노블(그림 소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오랜 시간 숲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탐구해 온 작가이자 각본가인 프레드 베르나르와 그림 작가 벤자민 플라오는 원작자 페터 볼레벤이 펼쳐낸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들을 다채로운 색감의 글과 그림으로 되살려냈다. 이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페터가 숲 바닥에 앉아 한 줌의 흙을 쥐어 보고,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에 관해 사색하거나, 숲길에서 마주친 나무를 세심히 관찰하는 장면 등을 만나게 된다. 땅속 생명체, 나무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기능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생활용어로 아주 쉽게 알려주는 상속세·증여세 절세전략’ (티에스세무법인 刊)]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속세·증여세’에 대해 쉽게 풀어낸 책이 나왔다. 책은 법률용어를 가능한 배제해 생활용어를 사용했고, 질문과 답변 형식을 취해 절세 방법을 설명했다. 김관균 세무사는 지난 30년간 고객을 만나며 연구한 절세 방법을 담아 ‘생활용어로 아주 쉽게 알려주는 상속세·증여세 절세전략’(티에스세무법인 刊)을 출간했다. ‘상속세·증여세’는 생활과 밀접한 세법으로 관심이 높지만, 많은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알아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낀다. 저자 역시 지난 1995년부터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객을 만나왔다. 저자는 세법이 법률이기에 한 글자, 한 단어로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어 잘못된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용어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절세’는 세무사가 연구해 고객에게 쉽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지난 30년간 세법을 쉽게 풀어 전달했고,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을 펴냈다. 책은 지난 2023년 나온 초판을 개정한 것으로, 올해 개정된 상속증여세법을 모두 반영했다. ▲상속재산 분배방법(민법) ▲상속세 절세방법 ▲상속 및 증여 내산의 평가방법 ▲증여세를 절세하는 방법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세법의 개념부터 생활과 밀접한 실무 위주의 여러 가지 절세방법, 주의할 내용들을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 특히 초판보다 질문을 많이 추가해 총 121개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결혼하는 자녀의 신혼집 마련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등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단순하게 던지면서도 ‘신혼집 마련’을 절세하며 도와줄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또 연관된 내용은 질문의 번호를 적어 상속세·증여세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도왔다. 아울러 저자가 오랜기간 세무사로 근무하며 쌓은 생생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동시에 사례를 포함해 세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세법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으면 필요한 부분을 물어보기 쉽고 이해하기에도 수월하다”며 “독자들이 재미있는 소설책처럼 가까운 곳에 두고 읽으며 상속세·증여세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