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문화재단(대표이사 이한석)은 ‘거리문화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야외전시를 개최한다. ‘낭만 잇-는 거리로’란 주제로 운영되는 본 사업을 통해 일상 속 열린 공간에서의 공연 및 전시로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예술이 스며드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올해 연말까지 기획된 총 3회의 전시 중 첫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6월 11일(수)부터 8월 10일(일)까지 구미영상미디어센터(구미시 산책길 75) 야외 공간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사진1. 영상미디어센터 전경1] 구미영상미디어센터는 경북 최초의 영상미디어센터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미디어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해당 센터는 구미역에서 금오천,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금오로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2025년 4월부터 구미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사진2. 리우-가야2020 Computer parts+ Monitors+ Led조명 120X100X350cm] 전 세대를 아우르는 미디어 인재 양성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는 구미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야외전시에 적합한 조형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해당 센터의 운영 목적과 부합되는 미디어적 요소가 혼합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3. 리우-GAYA,computer parts+digital animation,150X80X250cm3] 이러한 취지로 구미문화재단에서는 ‘거리문화 활성화 사업’의 첫 참여작가로 믹스 미디어 아티스트인 리우(LEEWOO)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는 가상 세계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탐구하고 상상력을 더해 컴퓨터 부품으로 인체와 같은 형태를 재구성한다. 미래의 과학기술과 과거의 신화가 결합된 그의 작업은 인류의 욕망과 기술문명의 충돌 등 생태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진4. 리우-RED CAT, Computer part_s+Digital animation,h180cm 4]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전시 개최를 통해 지역의 문화거점으로서 구미영상미디어센터의 가치와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자세한 정보는 구미문화재단 홈페이지(www.gucf.or.kr) 또는 지역문화팀(☎ 054-441-742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미문화재단 이한석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지점을 시민 가까이 끌어오는 시도이다. 거리문화 활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의 일상에 예술과 문화가 머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문의 구미문화재단 지역문화팀 정다영 주임 ☎ 054-441-7427
[■필동 임면수 평전┃박환 지음. 도서출판 선인 펴냄. 244쪽. 2만원] 광복 80주년이자 멕시코 한인이주 120주년을 맞아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임면수(1873~1930)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첫 평전이 출간됐다. 독립운동사연구자이자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인 박환 수원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필동 임면수 평전’을 펴내고 임면수의 국내외 독립운동 활동을 정리하는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했다. 임면수는 조선 말기 수원에서 계몽운동과 학교 설립을 주도하고 국채보상운동과 흥학운동 등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로 망명해 독립군 양성을 위한 신흥무관학교 전신인 ‘양성중학교’의 교장을 맡았고,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부민단의 결사대 소속으로도 활동했다. 일제의 간도출병 이후에는 근거지를 옮겨가며 항일투쟁을 이어가다 체포돼 투옥됐다. 특히 이번 평전에서는 임면수가 수원에서 운영한 ‘멕시코 이민 모집 대리점’을 통해 멕시코로 이주한 임순필·김원경 부부가 이후 쿠바로 건너가 한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당시 멕시코로 이주한 임순필·김원경 부부는 쿠바 아바나에 한글학교인 ‘흥민학교’를 세우고 한글 교육에 힘썼으며 김원경은 대한여자애국단 아바나 지부 단장으로도 활동했다. 박환 교수는 “임면수는 일본어에 능통해 관직 등 안정된 삶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다는 점에서 재조명돼야 할 인물”이라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수원·화성 출신 인물들의 국제적 활동을 밝혀낸 것이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임면수를 통해 멕시코와 쿠바에서 항일운동을 이어간 지역 인사들을 새롭게 발굴한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경기도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해외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사진=해나무 제공) 책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는 현대 물리학에서 제기된 질문에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답변하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폈다. 물리학자인 저자 자비네 호젠펠더는 아이디어와 과학의 영역 속 물리학을 구별해 현대 물리학의 한계를 날카롭게 진단했다. 상대성이론부터 빅뱅이론, 엔트로피, 양자역학, 다중우주, 시뮬레이션 우주 등 현대 물리학을 이루는 주요 이론들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다뤘다. 저자는 "물리학자들의 이론적 주장 중 일부는 실은 과학이라기보다 믿음에 기반한 추측에 가깝다"고 전한다. 책에는 다른 물리학자들의 견해를 참고할 수 있도록 물리학자 팀 파머와 데이비드 도이치, 로저 펜로즈, 지야 메랄리 등의 인터뷰도 담겼다. "만일 경험적으로 확인된 지식과 당신의 믿음이 충돌한다면, 당신은 의미를 찾고 있는 게 아니라 망상에 빠진 것이다. 어쩌면 그 망상에 계속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략) 앞으로 우리는 자유의지, 사후 세계, 궁극적 의미 탐구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자신도 견고하게 성립된 자연법칙의 결론 중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있었고, 나처럼 그걸 어려워하는 독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본다."(15~16쪽)
by 수원본부장 손옥자[김영하 장편소설 '작별인사'] 김영하의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의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좇는다. 유명한 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 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난생처음 날것의 감정으로 가득한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위기에 직면한다. 동시에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등의 물음을 던진다. <작별인사>는 인천시 미추홀도서관의 '2024 미추홀북' 성인분야 선정도서이기도 하다. 2015년 시작해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미추홀북'은 인천시의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으로 매해 주제를 잡아 도서를 정하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발전과 급변하는 사회 속 인성의 가치 변화에 주목해 '인간, 인간성, 인간이라면'으로 주제를 정하고 기관별 도서 추천과 미추홀북 선정위원회, 시민 투표를 거쳐 <작별인사>를 비롯한 청소년 분야, 어린이 분야까지 총 3권을 선정해 발표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조선후기 실학의 거두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 서파 류희(1773~1837)는 가난한 농부이자, 참선비였다. 출세할 수 있는 생원시에도 합격하고, 대과 응시 자격도 얻었지만 이를 뒤로 하고 오로지 학문 연마와 수양에만 몰두했다. 그가 남긴 책만 100여권에 달한다. 올해는 류희가 오늘날 국어학 연구의 보배로 꼽히는 ‘언문지’(諺文志)를 저술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랜 시간 서파 류희와 그의 어머니 이사주당의 삶과 학문을 기리는 다양한 선양 사업을 해온 지역 언론인 김종경·박숙현 부부가 최근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별꽃 刊)’를 펴냈다. 류희는 조선 후기 재야를 대표하는 실학의 거두였다.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드물었던 시대에 독창적인 방법으로 한글을 연구하고 훈민정음의 자모를 분류·해설한 조선 후기 최고의 정음학 연구서 ‘언문지’를 펴낸 한글학자이기도 하다. 학계에선 서파의 한글 연구를 “이전의 한자음 위주의 연구를 극복해 처음으로 우리말 위주로 연구를 시도했다”며 조선시대 국어학 연구서 중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했다. 류희는 우리말 어휘 연구에서 가장 귀중한 서적으로 인정받는 ‘물명고’를 지은 박물학자이자 어휘학자이도 하다. ‘물명고’엔 여러 사물을 한글과 한문으로 풀이해 한글풀이 표제어가 모두 1천660여개에 달해 국어 어휘 연구의 귀중한 사료로 꼽힌다. 책은 “서파 류희는 이 같은 어마어마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못했다”며 “그가 마주한 시대적 불운, 가문의 비운 속에서 관직에 나가지 않고 그가 태어난 용인 모현읍 일대에 은둔해 살면서 평생 학문에만 매진하면서 살았던 탓”이라고 말한다. 그러다 2005년 행방이 묘연했던 ‘문통’이 후손들에 의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증되면서 류희는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반열의 대실학자로 단숨에 뛰어오르며 학계를 들썩이게 했다. 그가 남긴 ‘문통’은 경학, 문학, 음운학, 어휘학, 춘추학, 수학, 천문학, 역학, 의학, 음악, 농어충수, 측량학 등 전통시대 학문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백과사전에 해당한다. 류희는 또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교감을 보여주는 1천500여 수의 시를 지었고, 15권의 시집을 엮은 시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책을 저술한 데엔 류희의 엄청난 독서량과 탐구열, 문장벽이 자리한다. 책은 평생 용인 모현 마산리 초야에 살면서 학문에 몰두한 류희의 삶과 학문을 들여다본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면서 이 세상의 모든 학문을 섭렵하고, 그 근본을 꿰뚫었던 류희의 학문적 성과를 오롯이 담아냈다. 저자는 알려지지 않은 류희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어떻게 이런 품성과 학문적 열정을 가지게 됐는지 알려준다. 타고나길 영재였던 류희를 키워낸 부모의 교육법이 소개된 점도 흥미롭다. 류희는 돌이 되기 전에 글자를 뗐고, 2세 때는 사자성구를, 4세 때는 문장을 짓고 편지를 썼으며 5세에는 성리대전을 통독했다. 또 수학과 의학에 뛰어났던 아버지 류한규의 가르침으로 천문, 역학, 공학 등 이과계열에 대한 깊고 방대한 학문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정세에 치여, 또 세도정치에 염증을 느껴 벼슬길을 포기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만세에 전하고, 유교의 가르침을 평생 실현하고자 노력한 류희의 삶은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이 될 듯하다. 저자 김종경과 박숙현은 “조선 후기는 흔히 망국의 역사라고 폄훼되기도 하는데 이 시기 용인에서 태어나 살면서 우리에게 엄청난 문화유산을 남긴 서파 류희 같은 자랑스러운 선조가 살다 간 빛나는 시대이기도 하다”며 “이 글이 조선의 기록문화와 선비정신을 꽃피운 서파 류희를 기리고 이해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사진 = 현암사 제공] 우리는 오늘도 극심한 피로감으로 하루를 견뎌내고, 초조와 불안으로 잠 못드는 밤이 계속된다. 편식과 폭식으로 고생하는 위장은 어떤가?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과정은? 인간은 계속 진화하는데 이처럼 매번 다른 고통을 안고 살고 있다. 왜 자연 선택은 인간의 결점인 질병을 제거하지 못할까? 이 책은 이 의문에 대한 인류학자의 대답이다. 불안정하고 긴 성장기, 암과 각종 질병, 수면장애, 두려움, 나이 듦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다른 포유류에 비해 이상할 만큼 예민하고 불안정한 부분을 간직한 채 진화했다. 이 책은 인류학과 생물학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탐구한다. 그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이 사실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매력적인 지점이라는 것을,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우리 종의 투쟁임을 따뜻하고 유려하게 풀어낸다. 저자 마리아 마르티논 토레스(María Martinón-Torres)는 의사였다가 진로를 바꿔 인류학과 법의학을 연구한 독특한 이력의 석학으로, 현재 스페인 국립인류진화연구센터CENIEH 소장이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류학과 명예교수다. 《네이처》, 《사이언스》, 《미국국립과학원》 등 권위 있는 과학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된 저자 상위 1퍼센트로 꼽힐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류학자다. 이 책 『불완전한 인간』은 유명한 문학작품의 키워드를 가져와,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학에서 시작해 과학적 증거와 진화에 대한 최신 이론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은 인문학과 과학 독자 모두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 책은 지금까지 단순히 불완전한 것으로 분류되었던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결함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 결함과 불안에서 새로운 배움과 풍요로움을 이끌어낼 줄 아는 것이 인간의 가장 매혹적인 지점이라는 것이다. 오랜 세월 질병과 관계를 맺고 성장해온 과정을 통해 인간과 나아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박영사 刊] 미국과 중국은 왜 저토록 대립하는가. 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다. 이제 강대국의 갈림길이 제4차 산업 첨단 기술의 확보에 달려 있다. 누가 더 많은 첨단 기술을 차지해 미래 강대국 지위를 장악할 것인가. 첨단 소재와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양자, 합성생물학 등이 국가안보와 경제를 좌우할 것으로 인식된다. 저자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학자로서 2004년 ‘산업기술보호법’의 제정에 깊이 참여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강의와 논문, 보고서 등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보호와 산업보안 인력의 양성에 천착해 왔다. 책은 모든 외국투자가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큰 이슈가 된 일이 있었다. 세계 2위의 한국기술을 인수한 중국자본이 IT 기술만 빼내고는 감원에 나선 사건이다. 그간엔 유치 경쟁을 벌였던 외국투자다. 그러나 기술 패권 전쟁의 시대에서는 유치한 국가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다. 미국이 경제 안보를 명분으로 첨단 기술의 통제에 나선 것은 중국의 경제력과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천인계획’과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민군 융합기술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자들이 ‘천인계획’에 포섭된 사건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올 3월 기준 13개 분야 75개 국가핵심기술, 45개 분야 128개 방위산업기술, 4개 분야 17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지정해 놓았다. 그러나 저자는 주요국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도 첨단 기술 및 인프라의 보호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안보와 국익의 차원에서 기술 보호와 외국 투자를 판단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가칭) 외국의 투자와 국가안보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한경국립대학교(총장 이원희)와 대한장애인 슐런협회(회장 장철운)가 7월 19일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한경국립대학교 총장배 학교대항 슐런대회 겸 제9회 코리아오픈 슐런 선수권 대회’가 열띤 참여속에서 개최됐다. □ 특히 전날의 폭우에도 불구하고 전국 15개 시도에 소속된 약1,000여명의 선수들이 새벽부터 한경국립대학교에 도착하여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보호자들까지 함께해 1,300여명이 참여하며 슐런의 인기를 실감했다. [제1회 한경국립대학교 총장배 학교대항 슐런대회 겸 제9회 코리아오픈 슐런 선수권대회 성료] ◦ 슐런(Shoelen)은 네 개의 홀이 있는 폭 41cm, 길이 2m의 ‘슐박’에 나무토막으로 만든 원반 ‘퍽(Puck)’ 30개를 밀어 넣어 점수를 얻는 스포츠로서 네덜란드 전통스포츠(민속놀이)이다. ◦ 1997년부터 2년마다 슐런월드컵이 개최되고, 유럽 챔피언리그도 활성화되어 전 세계인의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셔플보드(Shuffle Board)로도 불리우며, 경기 방식이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 즐길 정도로 간단하여 차별없는 스포츠로 인기다. 2026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슐런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 한경국립대학교는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전교직원이 자원봉사로 배치되었으며, 안성시, 안성소방서, 그리고 안성경찰서와 긴밀히 연계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대회운영에 만전을 기하였다. □ 대회결과, 단체전에서 초등부(순천중앙초), 중등부(진건중학교), 고등부(삼괴고등학교)가 수상했으며 장애유형별로는 청각(부산장애인슐런협회), 지적 등(강남구장애인슐런협회), 지체 등(청솔종합사회복지관), 비장애(창원시장애인슐런협회)가 각각 수상했다. 개인전 또한 동일한 유형으로 진행하여 총 21명의 선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다만, 한경국립대학교는 장애학생 17명이 참여해서 선전을 펼쳤으나 입상권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이원희 한경국립대학교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슐런대회를 통해 장애청소년 및 성인의 문화·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나아가 장애친화적인 사회를 구성하는데 이바지 하겠다”라고 행사의의를 밝혔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새로나온 책]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 차가운 얼음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가 출간됐다. 김곤 작가의 신작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는 우리가 평소 스쳐 지나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사유로 가득 차 있다. 김 작가의 글은 많이 잊히고 있는 서정적인 문체와 감성이 담긴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책의 제목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시원한 음료의 대표주자인 아이스아메리카노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역설을 담는다. 저자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카운터에서 직원이 컵을 씻을 때음료를 차갑게 유지하는 역할을 다한 얼음이 버려지는 모습을 보고 제 한 몸 희생하고 끝내 하수구로 흘러가는 얼음을 따뜻하게 느낀다. 저자의 글은 어느새 익숙해져 존재감을 잊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를 상기한다. 평소 산책을 통해 사유하기를 즐기는 저자는 지나칠 법한 광경에 주의를 기울여 그 안에 담긴 온기를 발견한다. 길에 버려진 먹다 남은 음료에서도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면서 오히려 주변을 둘러볼 줄 모르는 사회로 심화된 냉정한 세상에서 저자는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되찾고자 한다. 인스턴트 식품의 가벼운 맛과 같은 삶에 필요한 것은 다정한 손길을 거친 깊은 관계다.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보내야만, 수첩에 고이 적은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눌러야만 연결됐던, 정성을 들인 관계가 떠오르는 책이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한경국립대학교(총장 이원희)는 대한장애인 슐런협회(회장 장철운)와 공동으로 오는 7월 19일(금)에 한경국립대학교 안성캠퍼스 내 지역문화복합관 3층 체육관에서 “제1회 한경국립대학교 총장배 학교대항 슐런대회 겸 제9회 코리아오픈 슐런 선수권 대회”를 개최한다. [한경대학교 정문] ◦ 슐런(Shoelen)은 네 개의 홀이 있는 폭 41cm, 길이 2m의 ‘슐박’에 나무토막으로 만든 원반 ‘퍽(Puck)’ 30개를 밀어 넣어 점수를 얻는 스포츠로서 네덜란드 전통스포츠(민속놀이)이다. ◦ 1997년부터 2년마다 슐런월드컵이 개최되고, 유럽 챔피언리그가 활성화되어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셔플보드(Shuffle Board)로도 불리우며, 경기 방식이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하게 되어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 차별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다. ◦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종목으로 되어있으며 2026년 슐런월드컵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한경국립대학교 평택캠퍼스(舊 한국복지대학교)는 장애인 특화 교육 캠퍼스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추진중이다. 이에 장애인의 문화·스포츠 지원 및 사회통합을 위해 ‘제1회 한경국립대학교 총장배 학교대항 슐런대회 겸 제9회 코리아오픈 슐런 선수권 대회’를 기획했으며, 전국에서 약 1,100여명의 장애인이 참가할 예정이다. ◦ 대회는 학생부와 성인부로 크게 구분되며, 학생부는 초·중·고등부로, 성인부는 장애통합과 장애유형별로 경기가 진행된다. 각 유형별로 개인전과 단체전(3인조)으로 진행된다. ◦ 한경국립대학교 장애학생 17명도 성인부에 참여할 예정으로 대학의 명예를 걸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방학 중에도 기숙사에 남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 대회를 준비하는 이원희 한경국립대학교 총장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슐런대회를 통해 장애청소년 및 성인의 문화·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나아가 장애친화적인 사회를 구성하는데 이바지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경기도는 17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광교홀에서 ‘제54회 경기도 공예품 대전’ 시상식을 열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주관하는 ‘경기도 공예품 대전’은 도내 우수 공예품의 판로개척과 공예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1971년부터 열고 있다. [대상+1(구리시,+엄영민+은+주병)] 올해 대회에는 총 27개 시군에서 출품한 목칠 101점, 도자 109점, 금속 25점, 섬유 37점, 종이 42점, 기타 75점 총 389점의 공예품이 최종 접수됐다. 이후 공예품의 품질 수준, 상품성, 디자인, 창의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심사를 거쳐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2점, 동상 6점, 장려 10점, 특선 28점, 입선 52점 우수 공예품 총 100점을 선발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구리시 엄영민 작가의 금속 공예품 ‘은 주병’이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은 주병’은 기물의 몸체에 조각한 매화, 국화를 생동감, 입체감을 표현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단체상 부문에서는 동상 2개, 장려 1개, 특선 5개 등을 출품한 성남시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특선 이상 입상자에게는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전국대회 ‘제54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본선)’의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전통국악, 클래식, 재즈, 팝, 케이(K)팝 등 장르를 초월한 퓨전 국악밴드 소리비의 축하공연이 열렸으며, 부대행사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1층)에서 경기도공예품대전 우수작을 중심으로 전시회가 개최됐다. 특선 이상 48개 작품은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 출품될 예정이다. 배진기 경기도 기업육성과장은 “어느덧 반세기를 넘겨 54회를 맞이한 경기도 공예품대전은 전통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을 발굴하면서 대한민국 공예산업 전반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경기도는 우수 공예품을 발굴하고 홍보하며, 판로를 조성해 공예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대중문화평론가/칼럼리스트/이승섭시인] 시를 만나는 일은 아름다우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시는 인간의 정서를 순화하고 정서의 상승을 부추기는 순수한 마음의 풍경화를 만나는 일이기에 그렇다는 것일 것이다. 시인은 사물과 온갖 우주를 심안으로 떠오르게 하는 삼라만상을 헌신할 때 비유로 나타나는 얼굴에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마음의 그림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고 시를 보는 독자는 시인과 또 다른 정서의 상승효과를 경험하면서 시인이 그린 세계 내(世界內)에서 독특한 추수(追隨)적인 경험을 만나기 때문이다. 물론 시인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이 일치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정서의 상승이라는 효과에서 만나는 공간은 시가 갖는 가치의 개념으로 진전한다. 한 사람의 시인이 토해내는 언어의 그림은 일정하고 단순한 언어 조합이 아니라 세계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일면 그로 인하여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의 창조에 힘이 부여 되기에- 시에 대한 유사 이래 인간의 곁을 떠난적이 없는 시의 가치는 이렇게 고귀하고 책임을 느끼는 임무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다. 물론 시를 감득(感得)하는 독자가 있고 그렇지 못한 독자도 있지만 정서의 차이는 밝은 얼굴과 찡그린 얼굴의 차이는 크다. 순수하고 밝은 표정은 인간사를 아름답게 만드는 얼굴과 찡그린 얼굴을 대하는 독자들과는 반대일 것이다. 김선영 詩 - 그의 모습은 본 일도 없으며 다만 청탁 원고만이 전부이지만 그녀의 시에는 시니어라는 지긋한 경계에서 다가오는 순수하고 깨끗한 강물이 흐르기도 하고 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연상 되며 여성의 시가 그렇듯 그리움, 사랑, 혹은 추상적인 정서가 흔한데 비해 현실성의 사물에서 느끼는 감수성이 많은 양상을 보인다. 생의 비유 혹은 식물 정서의 다양성 그리고 차(茶)에 대한 깊이의 음향을 추적하는 섬세함, 외국 여행에서 느끼는 삶의 고달픔을 보는 연민(憐憫)의 눈빛 등이 의식을 채우고 있는 정서에 목록을 본다면 더욱 알 듯도 하지만 나른한 감수성의 퇴락한 언어의 되풀이보다는 감각의 정서가 우월한 것도 독특한 특징에 속하는 부분일 것 같다. 이제 시에서 풍겨 나오는 바람의 향기를 접하는 길목에서 그에 본 모습을 들여다보자 『2. 동서의 감각적인 정서』 김선영의 시에 특징이라 한다면 동서의 감각적 정서가 언어의 조화미를 연출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 같다. 이는 사물과 사물을 결합하는 조화(調和)에서 비유의 언어가 살아남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사물과 사물의 결합의 조건은 시인의 재능이다. 이를 촉매제로 이용하는 방법은 비유이거나 상징 혹은 이미지 결합을 주도하는 시심(詩心)의운용적 재능 - 여기서 시의 맛은 달라지는 것이다. 즉 같은 재료로도 음식의 맛은 주도자의 재능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연출할 수 있다. 비록 평범하고 날마다 접하는 재료일지라도 어떻게 요리하는가의 따라 그 결과는 호불호의 결말은 판연하기 때문이다. 그 예로 한 편의 시를 만난다. 둥실 떠 있는 달 살짝 바가지로 떠다가 장독대 위 정화수(井華水) 띄어놓고 풋별 서너 개 간짓대로 돌려 따 달 위에 얹어 촛불 꽂아 불 밝혀 임 기다리면 이 밤 익지 않아도 좋겠네. 이 밤 석류처럼 익어 터지지 않아도 좋겠다네 <달을 떠서> 중에서 시란 궁극적으로 언어의 그림이다. 여기엔 감각이 들어 있어야 하고 언어의 긴축에 탄력이 수용되어야 한다. 달을 둥근 바가지로 떠다가 정화수에 띄어놓고 “풋별” 서너 개를 장대로 따는 묘미는 동심(童心)으로 돌아가는 추억의 깊이에 이른다. 이는 순수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기교이면서 “촛불”을 밝히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방안의 풍겨이 동화적인 세계로 흘러간다. 이는 무르익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정지된 정밀(靜謐)의 속삭임을 연상된다. 다시 말해서 출렁이고 요란함이 아니라 넘침이 없고 고요한 관조(觀照)의 세계가 열리는 순간의 고요- 그런 고요의 나라에 도달하는 감수성이 아닌가 보게 되는 것이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시계추를 잡아당겨 미끄러져 질펀한 진흙 펄에 주저앉는 거나하게 취해버린 반나절 번쩍 일어나 앉아 늦은 대여섯 시의 끈적이면 달라붙는 달디단 엿가락 신음의 소리 요란하다. <낮잠> 중에서 나른하고 낮잠의 깊이에 빠진 경험에서의 익살스러운 실눈으로 시계를 응시하다 “미끄러져 의” 긴 졸음에 깊이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 다시 “취해버린/나절”의 오수(午睡)에서의 대여섯 시의 시계 손가락을 바라보고 “달디단 엿가락” 같은 비유의 졸음이 익살스럽게 그렸다. 「골다공증」은 나이에 따라 뼈에서 나오는 신음의 소리가 공간을 자극하는 아픔이다. 슬픈 소리의 방문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라도 막상 자기에게 닥치면 지난날 할머니의 신음의 소리가 일치되는 서글픔이 된다. 병환을 앓으시던 소리/점점/뼈마디로 읽어낼 때/ 열 아흐래 날/ 야위어 가는 달빛/ “사묵/사묵”스미는 것이다. 같은 통증으로 창틈으로 “사묵 사묵”이라는 의태어의 묘미는 심각한 아픔이 오히려 친근감으로 접근한다. 이는 시심을 풀어내는 언어 운용의 재치로 돌릴 때 김선영의 시는 그만의 표현을 자극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은 안도의 시심으로 보인다. 시인은 시라는 대상을 의인화의 방법으로 바라볼 때 높고, 깊이를 위해 심각한 발성을 하게 된다. 왜 그런가 하면 시는 곧 자신에 얼굴이고 분신(分身)이고 떠날 수 없는 절대의 대상화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시를 향해 온갖 언어를 동원하여 경외(敬畏)와 동경의 표정을 짓더라도 시는 항상 냉철하고 냉엄한 모습으로 애달픈 시와 시인의 관계가 설정되는 것이다. 어설픈 언어 꿰서 웃음 앞에 물구나무섰던 그날처럼 뚝 떨어진 시어 하나 줍지 못해 시간 위를 뒹굴 때 기억 저 너머 유년의 멋쩍은 미소 마음 밭에 찰랑댄다. <언어 미달> 중에서 시인이 선택하는 시어 한마디는 시인의 평생을 투척하는 에너지를 소유한다. 시어는 곧 생애의 호흡이 들어있기 때문에 시어는 시인 자신의 분신으로 길을 만드는 것이다 “뚝 떨어진 시어 하나”를 줍기 위해 김선영의 시의 길은 얼마나 감수성의 깊이를 방문할 수 있을 것인가 의 여부가 가로 놓인다. “유년의” 미소가 찰랑이는 공간을 찾아 나그네의 모습으로 시의 성문을 찾아가는 모습이 평안은 주는 것은 사실일 것 같다. 『나(ego)와 삼라만상』 우리가 불교와 인연이 되어 불심을 갖으면 인연을 나타내는 영원의 개념은 원(圓)으로 나타난다.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은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渟), 부증불감(不增不減)의 결정은 공즉색(空卽色)으로 집약되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땅위에 한 방울의 물이 증발하면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되고,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무거우면 구름은 비가 되어 땅위에 보이는 것으로 변한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질량 불변의 법칙이 되기도 하고- 불경이나 노자의 철학은 이런 개념을 포괄하고 있음을 카프라나 쥬커브는 증명하고 있다. 원(圓 )- 이는 인간이 영원을 지향하여 만든 위대한 기호의 개념이라는 뜻이다. 세상 돌고 돌아 굴렁쇠처럼 달려왔다. 아침은 점심을 저녁을 밤을 향해 굴렁쇠를 굴리며 떠날 것이다. 굴렁쇠 안에 지구가 있고 궤적을 쫓던 혼이 이탈해 다른 궤도를 그려댄다. 내가 도는 것인지 지구가 도는 건지 레일 따라가다가 내려야 할 정거장에 옷깃 여미며 내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돌고 돌아 도는지 <돌고 돌아> 중에서 우주는 돌고 있다. 나 또한 일상이 돌게 되는 일로 살아야 하는 운명적 존재- 내려야 할 정거장에 옷깃을 여미며 작별해야 할 순명(順命)의 길이곧 삶의 의미(意味)라면 한계라는 경계는 슬픈 인생사가 아니던가? 그 말 『도랑 사구 안 작은 우주』 은 자기를 알면 철학의 완성자가 된다. 그러나 나라는 그림자를 이끌고 걸음을 걸을지라도 나를 만나는 일은 결코, 없기에 실망으로 점철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철학의 종점이고 시작이라면 시는 이런 의미를 노래하는 임무가 존재의 탐구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더욱 값진 시가 아닐지는? 늦은 봄날에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날마다 나를 찾는 일상을 찾아 헤매지만 나는 없다. 숨바꼭질만 하다 말고 또 나는 나를 찾아 숨바꼭질 -중략- <늦은 봄날에> 중에서 마치 봄을 찾아 들판을 방황했지만 끝내 봄을 못찾고 집에 들어와 정원에 핀 꽃을 보고 봄을 찾았다는 예처럼 나를 찾는 일은 일상- 날마다 헤매는 일이지만 나를 만나는 일은 항상 궤적을 달리 하면서 숨바꼭질한다. 그렇다면 나를 만나는 일은 불가능한 인간의 숙제인가?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인 명제나 모든 철학은 나로 돌아오는 회귀의 말을 설파한다. 그러나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닌 오로지 참고 사항일 뿐 정답은 바로 나 자신에 의해 터득되는 길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지” “날마다 찾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결국은 숨바꼭질 속에 이방인과 조우(遭遇)에서 무엇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정말 나를 찾는 일은 허상인가, 이런 의문은 결국 허망으로 끝나는 게임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찾는 일은 끝없는 삶의 궤적의 연관이 있고 또 수시로 변하는 현재는 곧 과거로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지할 수 없는 나의 찾음은 마침내 체념으로 내려놓는 그 장소에 있을 뿐 어디에도 나의 모습은 액자 속으로 다가오지 않는 일생일 뿐이다. 그러나 나를 찾는 일은 반복적으로 계속될 때, 자아(ego)의 모습을 정립하는 방법이 나타난다고 가르치는 철학- 시는 노래하는 일이 의무(義務)이다. 『4. 질곡에 삶, 곡예의 삶』 사는 일은 중심의 의무이자 최종 종착지를 찾아가는 일이다. 왜 그런가 하면 버리면 안되는 명제이고 벗어날 수 없는 숙제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고해(苦海)라 비유했듯 고통의 바다를 유영하는 일은 고달프고, 슬프고, 참람(僭濫)한 진행이 있을 뿐, 기쁨이란 찰라(札剌)이고 행복이란 잠시의 그림자와 같은 일이 사는 일이 전부일 것이다. 돈, 명예, 감투로 해결하는 일이 아니며 오로지 스스로 힘에 의지해 헤쳐 나가는 일이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대처하는 삶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설사 빙벽(氷壁)을 스스로 오른다 해도 훼방의 이름 - 비와 눈보라 혹은 강풍에 오르던 길도 허방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은 누구나 경험할 수가 있다. 찻집에 느린 걸음으로 오르는 넝쿨 미끄러운 바닥의 구물구물 애벌레 아슬하게 유리 벽 슬금 기어오른다. 서두르지 않고 우쭐거리지도 않으며 슬슬 숨 고르며 느린 삶의 음계 움켜쥘 곳 없는 음벽 촉수로 더듬어 뱃살 붙여 밀어 올린다. 헛짚어 휘우듬 거리는 위태한 상황 어느 우연의 바람에 등 떠밀릴 수 있까? <담쟁이넝쿨> 중에서 절망의 상태, 담쟁이는 유리 벽 같은 의지할 곳 없는 곳을 기어오르는 길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이를 실존주의에서는 한계 상황(grandsituaation)이라 설정하고 마지막 한계 앞에서 인간의 특징을 포착하는 철학의 이름으로 말했다. 비유를 하자면 쥐가 마지막에 몰리면 돌아서서 고양이와 한판 싸움을 하자는 특징이 절망의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일 것이다. 애벌레처럼 담쟁이는 유리 벽을 기어 오르지만 그가 처한 상황을 결코 절망의 마지막이라는 두려움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소망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게 된다. 시인은 “찻집에 느린 걸음으로 오르는 넝쿨” “돌아갈 수 없는 길” /슬슬 숨 고르며 느린 삶의 음계/를 가야 하는 선택은 때로 운명의 방향을 잘못 잡아 고행의 여로가 연속될 때, 두려움은 남의 것이 아닌 나의 몫으로 다가올 때도 그 길은 오로지 숙명의 숙제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필자는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실의 비정한 순간이다. 내일을 당기어 오늘을 엮듯 실오라기 당겨가며 뜨개질을 한다. 그물을 짜는 어부로 앉아 한 사슬 한 사슬 가느다란 시간들은 바쁘게 주우면 코바늘에 걸리는 팽팽한 삶의 무게 -중략- <뜨개질> 중에서 여성적인 비유로 섬세하게 삶의 무게를 풀어 나간다. 베짜기와 같은 일- -결코 건너뛸 수 없는 삶의 하루하루가 한올 한올의 조직으로 직조(織造)되는 이치- 완성의 길에 도달하면 비로소 의복을 만드는 재료로 완성된다. 뜨개질 또한 한 땀 한 땀이 모아져서 “팽팽한 삶의 무게, ” 사는 일은 공짜가 없고 오로지 모든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성실성이 투자될 때 삶의 가치는 소중한 자기 가치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남긴다. 『5. 에너지 공급』 시인이란 자기가 살아온 환경에서 시적 에너지공급원을 설정하게 된다. 왜 그런가 하면 살아오면서 접촉한 대상이 시의 주요 재료로 설정되기도 하고 아주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시골에서 살고 있다면 시골 관념적인 면이 지배하면서 전원에서의 생활 그 옛날 살던 고향의 향수에 젖어 식물 정서가 앞서며 강이나 꽃이나 주요 모티브로 나타나면서 이미지 군으로 자리하는 것도 환경적인 요소가 지배하는 것을 뜻한다. 『고향의 강』 『호수의 적요』 『시골 풍경』 등은 김선영의 시적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겹쳐 지면서 현실을 압도하는 시간에 오버랩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렇기에 시간의 순서가 한몫으로 접근이 되는 듯하다. 서로 걸어온 길 달라도 가야 할 길 달라도 어느 정점에서 잠시 풀꽃 같은 인연으로 하얀 토끼풀 엮어서 걸어주며 투명한 웃음 -중략- 꽃잎 흐드러져 마음 비 내리는 날 가슴에 접어든 너의 향기 만져보리라 <들꽃> 중에서 지구상의 풀이 향기로 변화하여 사랑이 내포된 의미로 상승한다. 이 향기는 고귀함을 나타내고 숭고한 가치로 사랑의 옷을 입을 때, 꽃의 가치는 지상의 아름다움과 연결된다. “가슴에 접어둔 너의 향기”를 만지는 것으로 지상의 이미지와 천상의 이미지와 하나로 결합될 때, 궁극의 조화미를 이룰 수 있게된다. “가슴에 접어든 너의 향기 만져보리라” 꽃이 그리운 사람의 가슴에 향기로 만져보리라는 소망- 향기와 시심이 결합하려는 깊은 뜻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기교이다. 그리운 사람에게 향기로 남고 싶은 정서는 모성애적인 발상이지만 세상을 감싸고 싶은 정서가 고귀함으로 포장되는 상상의 나래가 아닐까 싶다. 『6. 나가면서』 김선영의 시는 향기가 있고 그 향기는 일과성이 아니라 상승의 기류를 타면서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아름다움을 가져오는 법이다. 왜 그런가 하면 시적 감각은 더욱 순발력이 있는 깊이로 이끌고 갈 때 독자는 감동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시적인 넓이는 철학적인 암시를 상징으로 포장할 뿐만이 아니라 상상의 나래를 펄럭이는 기쁨 또한 예외가 아니다. 나는 삼라만상의 중심이고 개체는 전체를 이루는 본질이라는 점에서 김선영의 시는 “나(ego)” 는 개체의 가치에서 숭고함을 의미하고 시인의 고귀한 정신을 투사(投射)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식물 정서나 강의 이미지는 시인에게 영향을 준 추억들의 집합인 것 같고 이는 향기로 시의 넓이를 고정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 모티브의 중요한 점인 듯하다. 이 모든 논지를 요약한다면 김선영의 시는 언어의 조화에서 삶의 높이로 지향점을 갖고 있으며 현실 가치를 아름다움으로 포장하는 순수한 시인 감각적이면서 강인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그만의 자리를 확보한 시인이라 하겠다. 2024. 07. 대중문화평론가/칼럼리스트/이승섭 시인 [필자 시평집] [필자 칼럼집] [필자 시평집 ]
by 수원본부장 손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