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을 훼손하는 시대착오적 발상 ‘감사의 정원 조성’즉각 철회하라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5-09-18 14:14:00




    서울시의회©서울시의회



    [금요저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 ‘감사의 정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국군과 6.25전쟁에 참전한 22개 국가를 상징하는 6.25m 높이의 화강암 돌기둥 23개를 세우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설 공간이 들어선다.

    수백억의 혈세가 투입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시민 주권을 상징해 온 광화문광장을 사유화해 정치적 공간으로 변질시키려는 오세훈 시장의 시대착오적 발상을 강력 규탄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미 지난해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고 사업비 110억원을 들여 100m 높이의 게양대에 가로 21m, 세로 14m인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권위주의적·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바 있다.

    당시 서울시가 근거로 내세웠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적합한 상징 조형물을 묻는 설문조사는 애초에 조성을 전제로 한 ‘답정너’ 조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도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정한 바 없고 사전협의 또한 전혀 없었다고 즉각 반발했다.

    당시 두 기관이 서울시에 ‘관계 기관 간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에 대한 정정 보도자료 배포’ 와 함께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협의 준수’ 등을 요청하면서 서울시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한 발 물러나는 듯했던 오세훈 시장이 이번에는 이름만 ‘감사의 정원’ 으로 바꾼 ‘전체주의 굿즈’를 또 다시 들고 나왔다.

    거대한 국가상징물로 철 지난 애국심 마케팅을 벌여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우리는 이미 1990년 용산 전쟁기념관 광장에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22개 국가의 국기와 기념비를 조성하고 그들의 희생과 자유수호 의지를 기리고 있다.

    광화문광장으로부터 약 5km 거리에 대규모 참전기념 시설이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수백억을 들여 참전 기념물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는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며 올해 더 이상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못한다고 했다.

    경기도가 불필요한 전시·치적 사업 대신 지역사랑상품권을 추가 발행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광화문광장은 4·19혁명, 촛불혁명, 내란 세력에 맞선 빛의 혁명을 이루어 낸 민의의 ‘광장’ 이다.

    군부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정치적 자유와 참여 민주주의를 이뤄낸 시민의 공간이다.

    6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수도 서울의 얼굴이며 매일매일 새로운 역사·문화·정치·경제가 꽃을 피우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광장은 ‘공론의 장’ 이며 이는 곧 그 자체로 민주주의 상징이다.

    시민이 원하는 광화문광장은 7미터의 검은 돌기둥으로 둘러싸인 갈등의 공간이 아니라,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생동하는 열린 공간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의 광장에 대한 정치적 사유화 계획의 즉각 철회를 오세훈 시장에 엄중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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