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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말은 인간의 삶과 가까운 동물이었다. 백마, 천마, 용마 등으로 불리며 하늘과 인간,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존재로 여겨졌고 생명력과 지혜, 충성의 상징이 됐다.
오늘날 말의 기능은 자동차, 기차로 상당 부분 대체됐지만, 민속신앙에서 말은 여전히 특별한 상징과 의미를 지닌 존재로 전해진다. 마을신앙에서는 마을의 호환을 막고 수호하기 위해 철로 만든 철마를 봉안하거나 묻었으며 석마(石馬)를 세워 제사를 지낸다. 무속신앙에서는 천연두를 물리치기 위해 마마신이 말을 타고 집 밖으로 떠나기를 기원하는 마마배송굿을 행하는 등 말이 재앙과 질병을 막는 신성한 매개로 인식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이 2026년 병오년(丙午年) ‘말의 해’를 맞아 말의 민속적 상징성과 의미 등을 정리한 ‘한국민속상징사전_말’편을 발간했다.
사전엔 우리 일상 곳곳에 남아 있는 말 이야기를 218개 표제어로 정리해, 말에 부여된 상징과 의미를 한 권에 담아냈다. ▲민속신앙 속 말의 상징성 ▲말죽거리에서 죽마고우까지 지명과 관용어로 본 말문화 ▲유물과 회화로 본 말의 의미 등 사전에선 말이 단순한 동물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여러 의미를 지닌 존재였음을 드러낸다. 특히 ‘말’과 ‘마(馬)’가 들어간 표제어가 일상문화 전반에 얼마나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지 사전 곳곳에서 확인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세마도(洗馬圖), 준마도(駿馬圖), 군마도(群馬圖) 등 말의 품성과 시대적 상징을 담은 회화 자료도 함께 정리했다. 말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상징이 결합되며 회화로 재현됐다. 세마도는 말을 매어두고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 명의 관리와 강에서 말을 목욕시키는 마부를 소재로 한 그림으로 현존하는 말 그림 중 제작 연대가 기록된 기년작(記年作)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군마도에는 자손 번창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고, 준마도에는 말의 역동성과 기상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