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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게 된 동기는 하나의 질문에서 비롯됐다. “존엄한 삶은 무엇인가?” 여기서 ‘존엄한 삶’이란 내가 어떤 삶을 존엄하다고 믿는지의 문제이다.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떠올렸다.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던, 지금까지도 온전히 마주하기 힘든 기억의 일부를 끄집어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몸의 기능을 잃어가며 밤마다 울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삶과 죽음의 존엄’을 떠올린 김지수가 쓴 에세이 ‘나의 사전 연명 의향서’ 중 일부다.
이 책은 고통받던 아버지의 마지막과 저자가 기자로 일하며 마주한 호스피스 병동의 수많은 말기 환자들의 모습을 통해 존엄한 삶과 죽음을 본질을 다시금 묻는다. 나아가 삶을 존중하는 일은 죽음의 존엄까지 이어진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일까.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의미 없는 연명치료와 생명 연장이 곧 존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도 강조한다. 이런 태도는 저자가 기록한 여러 얼굴의 말기 환자들의 모습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하다. 그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중환자실의 말기 환자들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고통받는 순간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세상을 떠날 것인가’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무너졌을 때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
저자는 인간은 스스로 마지막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돕는 방법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결정법 등이 있다고 소개한다. 나아가 스위스의 의사 조력사망 제도와 해외에서 이뤄지는 관련 논의들을 전한다. 콧줄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존엄 없는 고통을 강요하는 제도의 한계도 짚어낸다.
이 책은 누군가의 마지막에 대한 기록물이 아니다. 죽음을 말하고 있지만 결국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가르침을 전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나의 글이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더욱 존중할 수 있는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 존엄한 삶의 출발점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존엄한 죽음도 결국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