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아이 목숨 뺏고 나서야… 너무 늦은 복지센터 방문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30대 여성 피의자, 경찰 추궁하자 범행 인정 세 아이 키우며 생활고 겪은 정황 사실로… 살해뒤 차상위계층 신청 함께 살며 유기 사실 몰랐다는 남편에 의문부호… 가담 여부도 조사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2023-06-24 08:31:13

    세 아이를 키우며 겪은 생활고 때문에 이어 출산한 두 아이를 살해했다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수원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말을 바꿨다. 이달 처음 조사받던 당시 "가족 몰래 출산한 아이들을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가, 지난 21일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둘 다 제가 죽인 뒤 냉동고에 보관했다"고 진술을 뒤집으며 범행을 인정했다.


    A씨가 "세 아이를 키우며 겪은 생활고" 때문에 이후 출산한 두 아이를 살해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면서도 생활고 해소를 위해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한 차상위계층 등록 시점은 범행 이후인 점도 의문이다.

     

    [넷째와 다섯째 자녀를 출생 직후 살해한 뒤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30대 여성 A씨가 체포된 지난 21일 오후 취재진들이 사건이 발생한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에 몰려 있다.
    검찰은 22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23일 수원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DB 제공])

    시와 당시 A씨의 거주지 관할인 영화동 행정복지센터를 확인한 결과 A씨 가정이 직접 복지센터를 방문해 차상위계층 등록을 신청한 건 지난 2020년이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2020년에 차상위계층으로 처음 등록한 건 맞지만 이후 다시 찾아오거나 연락해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받은 기록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 가정이 결혼 이후 세 아이를 키우며 생활고를 겪어 온 정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B씨는 지난 20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혼 이후 세 차례 이사 다니며 영화동과 파장동 내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며 "복지센터에서 '이런 게(복지서비스가) 있는데 신청하면 어떻겠냐'는 전화도 많이 주셨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생활고를 계기로 살해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며, B씨가 범행에 함께 가담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 조사하고 있다.

    남편인 B씨가 줄곧 함께 거주하면서 A씨의 살해·유기 사실을 몰랐다는 점 등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향후 경찰 수사로 밝혀질 명확한 범행 동기에 관심이 쏠린다.

    마준성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장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자세한 설명이 어렵다"며 "숨진 두 아이의 부검은 구두소견에선 특이사항이 없었으며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냉동고서 영아 시신 2구… 사실 몰랐던 남편 "못 지켜줘 미안해")의 30대 여성 피의자 A씨의 가정이 아이들이 살해된 뒤에야 복지서비스를 위한 차상위계층 등록 신청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수원시 등에 따르면 부부인 A씨와 B씨는 과거 A씨가 살해한 뒤 자택 안에 있는 냉장고 내 냉동고에 시신을 유기한 사실이 드러난 지난 21일 전까지만 해도 넷째와 다섯째 아이의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출생 기록과 출생 신고 여부가 불일치한 사례를 확인하고자 시 담당 공무원들이 지난 5월 26일 A씨 가정에 직접 방문했던 날 A씨와 B씨가 직접 "두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관련 조사를 거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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