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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가 분초를 다투는 저널리즘의 현장에서 미뤄뒀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 들여다보는 기록이자, 개인의 낙담이 어떻게 세계를 향한 질문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어떠한 입장도 대변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맞이한 후 낙담과 회한, 상실과 연민의 감정을 찬찬히 응시한다. 그 시선은 내면에 머무르지 않고 타인과 사회, 세계로 나아간다.
낙담을 침잠의 상태가 아니라 세계와 다시 연결되기 위한 움직임의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저자는 깊은 자기 성찰에서 출발해 보편의 윤리로 향하는 궤적을 그린다.
평생의 직업이었던 기자 생활을 돌아본 저자는 잘 해내고 싶었기에 더 크게 다가왔던 언론의 모순, 현장을 지키는 동료들에 대한 존경과 애틋함, 사랑했기에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세계에 대한 회한을 솔직하게 진술한다.
이어 저자 자신을 통과한 연약한 감정들도 등장한다. 가난했던 유년의 기억, 무력감, 불현듯 고개를 드는 자기연민 앞에서의 당혹과 자괴감을 담담히 기록한다.
자신을 들여다본 이후 시선은 본격적으로 바깥을 향한다. 고통을 말할 자격, 타인의 불행 앞에서의 태도, 웃음과 농담의 윤리를 묻는 질문들은 개인의 슬픔이 공적인 고민으로 전환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삶의 무게 앞에 낙담하며 고개를 떨군 이가 있다면 책에서 하루 치의 낙담을 견디며 다시 삶을 믿을 수 있는 어떤 이의 기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