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서울시 건물에너지 신고·등급제 , 등급제 로 한번 더 진화 hwp (서울시 제공)
[금요저널] 서울시가 건물 소유자·관리자의 자발적 신고를 전제로 운영해 온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를 국가 에너지 데이터베이스로 대상 건물을 먼저 평가하는 ‘건물 에너지 등급제’로 전환한다.
올해 11월 미신고 공공건물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전체 대상 건물로 확대한다.
‘건물 에너지 신고 등급제’는 건물 소유자·관리자가 전년도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사용량을 신고하면, 서울시가 건물의 단위 면적당 에너지사용량 등을 기준으로 에너지 성능을 평가해 A~E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건물별 에너지 사용 수준을 확인하고 같은 용도의 건물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 개선 필요성을 파악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24년 전국 최초로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를 도입해 3년간 운영해 왔다.
대상은 연면적 1,000㎡ 이상 비주거용 건물 1만 5,117개 동이다.
제도 시행 이후 2024년 4,281개 동, 2025년 6,392개 동, 2026년 9월 말 7,604개 동으로 매년 참여 건물이 늘었다.
다만 참여 건물의 증가 폭은 둔화됐다. 2024년 대비 2025년 2,111개 동이 늘었지만, 2026년 9월 기준 전년 대비 증가분은 1,212개 동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대상 건물 전체가 참여하기까지 약 7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홍보와 참여 독려를 강화하더라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전체 건물에서 참여토록 하기 위해 서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자발적 신고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국가 에너지 DB 를 활용해 미신고 건물까지 전수 등급화하고 개별 건물의 확인·정정을 거치는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집합건물 내 개별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구분하기 어려워 국가 에너지 DB 를 활용하지 못하고 건물별 에너지 사용량을 직접 신고받아 평가해 왔다.
새로 도입되는 방식은 국가 에너지 DB 를 전면 활용해 대상 건물 전체를 먼저 평가하고 실제 사용량 확인이 필요한 건물에 대해 추가 검증 정정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현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건물 에너지 등급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2026년에 11월에는 아직 신고되지 않은 공공건물을 우선 등급화한다.
기존에 자발적으로 신고한 7,604개 동의 건물은 현행 방식으로 평가해 공개했으며 미신고 공공건물은 국가 에너지 DB 를 기반으로 예비등급을 산정해 결과를 통보한 뒤 건물 측의 확인 보완을 진행한다. 2027년부터는 전체 대상 건물로 확대해, 신고 의무화 법 개정 이전에도 에너지 소비량 파악이 어려웠던 건물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등급을 먼저 부여하고 오류가 있는 자료를 집중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신고를 기다리는 기간을 줄이고 건물별 에너지 성능을 더 넓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건물 용도와 운영 특성을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기존 26개 용도 기준을 56개 이상 용도로 구체화한다.
또한 현재 상대적으로 많은 건물이 분포한 B C등급 구간은 건물 간 성능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구간을 세분화하고 등급별 차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건물의 용도와 운영 특성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다른 점을 고려해 용도별 평가 기준을 기존 26개에서 56개로 확대한다.
예를 들면 ‘교육연구시설’은 일반교육시설, 연구시설, 도서관,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로 세분화하고 ‘의료시설’은 종합병원, 일반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를 통해 건물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 합리적인 등급 평가가 가능해지고 제도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평가 결과가 실제 개선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에너지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건물이 건물에너지효율화 융자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융자 이자를 감면하는 방안과 상위 1% 우수 등급 건물에 현판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 의무 시행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이 국회 계류 중인 상태이다.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서는 제도의 법적 근거 마련과 중앙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건물 에너지 등급제의 의무 시행, 지방자치단체의 건물 에너지 관리 권한 강화 등을 포함해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법 개정에 맞춰 필요한 조례와 세부 운영 절차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의 운영 경험과 데이터 개선 사례를 공유해 지역 여건에 맞는 제도 확산을 지원하는 것도 협력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 단독으로 제도를 확대하기보다 중앙정부와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 전국적인 건물에너지 관리 체계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윤재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는 지난 3년간 신고 등급제를 전국 유일하게 운영하며 건물 에너지 관리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앞으로는 국가 에너지 DB 를 활용해 더 많은 건물이 자신의 에너지 성능을 확인하고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등급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법령 정비 및 제도적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