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종 문제에 천착하는 진구섭 교수는 1992년 닷새간 지속된 ‘LA 폭동’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한인에게 인명 피해와 큰 재산상의 손실을 일으킨 폭동이었음에도 사건의 원인 제공자이자 가해자로 재미 한인을 지목하는 미국 사회 일각의 왜곡과 이를 잊어가는 망각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4년 이상 다양한 자료를 섭렵해 당시 상황을 분 단위로 치밀하게 복원한다. LA 경찰이 폭동 초기 감쪽같이 사라진 원인을 짚고, 미심쩍은 판결을 내린 조이스 칼린 판사의 가계(家系)까지 파악해 사실 관계 전반을 면밀하게 다룬다.
‘내리티브 논픽션’ 서술 방식은 책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안내한다. 플래시백이나 대화체 삽입은 독자들에게 사건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보다 생생한 표현을 통해 사실을 다루지만 역사서와는 다른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