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여주 조향사, 조선 왕실의 뜰을 향으로 짓다

쎄리하우스 현나영 대표, 세계유산위 K-HERITAGE 홍보관 참여, 금강소나무 원액으로 빚은 창작 향 2종 선보여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8.01 14:48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운영된 ‘K-HERITAGE 홍보관’
제6관 ‘왕가의 길’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 쎄리하우스 제공

“궁전에서 실제로 풍겼을 법한 향이 너무 좋아요.” 여주 조향사가 조선 왕실의 뜰을 향으로 옮겼다.

여주에 터를 둔 향기 콘텐츠 기업 쎄리하우스(대표 현나영)는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연계 ‘K-HERITAGE 홍보관’ 제6관 ‘왕가의 길’에서 창작 향 2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전 국토가 이야기책이다’를 주제로 꾸려진 이번 홍보관에서 ‘왕가의 길’은 궁궐과 종묘, 산성, 계획도시와 왕릉을 잇는 국가유산 방문 코스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현 대표는 이곳에 ‘일월의 숨결’과 ‘궁의 뜰’ 두 향을 내놨다.

기성 향을 공간에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유산의 상징과 장소의 내력을 조사해 후각의 언어로 다시 쓴 결과물이다.

‘일월의 숨결’은 일월오봉도에서 출발했다.

해의 강인함과 달의 온화함, 다섯 봉우리와 굽이치는 물, 사철 푸른 소나무가 이루는 상징을 금강소나무 원액을 축으로 재구성했다.

대지와 이끼를 연상시키는 깊이를 더해 왕실의 절제된 기품과 자연의 생명력이 함께 읽히도록 했다.

 

‘궁의 뜰’은 후원의 풀과 나무, 세월이 밴 목재, 왕실의 번영을 상징하는 모란을 엮어 궁궐 정원을 천천히 거니는 감각을 옮겼다.

공적 공간의 철학과 생활의 풍경, 두 갈래 이야기가 한 편의 향기 서사로 이어진 셈이다.

현장 관람객들은 향이 전시의 몰입을 끌어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람객은 “향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오히려 전시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고, 또 다른 관람객은 “중궁전에서 실제로 풍겼을 법한 향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향기는 형태가 없지만 한순간의 공간과 감정을 오래 붙잡아 둔다”며 “언어의 장벽 없이 한국 왕실의 자연과 철학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