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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라일리 블랙 / 세종서적 / 288쪽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7.31 06:41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언제나 동물 중심으로 전개됐던 진화의 서사를 조용히 세상을 바꿔온 식물의 행적에 발맞춰 풀어내는 책이 출간됐다.

미국 스미스소니언의 과학 기자이자 고생물학자인 라일리 블랙이 쓴 이 책은 가장 조용한 존재가 만든 가장 거대한 변화를 생생하게 담는다.

보통 ‘고생물’이라고 하면 공룡을 비롯해 곤충과 물고기, 갑각류 등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식물 없이는 인간도, 공룡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며 동물들의 발밑에서 세상을 바꿔온 식물들의 서사를 소개한다.

식물은 대기의 조성을 바꾸고, 토양을 만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형성했다. 다시 말해, 식물이 없었다면 거대한 공룡부터 포유류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존재하고, 존재했던 모든 동물이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미했을 것이다.

저자는 독자를 선사시대의 바다와 숲, 초원으로 이끈다. 약 12억 년 전 원시 바다에서 시작해 육지의 숲과 초원을 배경으로 동식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한 과정을 장대한 서사로 풀어낸다.

책은 과학적 정확성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해 ‘식물 중심 진화사’를 함축한다. 약 12억 년에 이르는 생명의 역사를 식물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복잡한 과학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펼쳐낸다.

책을 구성하는 각 장은 특정 시공간의 장면과 함께 한 편의 소설처럼 시작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자연사의 흐름을 전개한다. 바다에서 시작한 생명이 육지로 진출해 숲과 초원을 형성하고, 이후 다양한 동식물과 인간으로까지 이어진 진화의 과정을 따라 아득한 생명의 역사에서 식물이 어떤 역할과 존재였는지를 면밀하게 서술한다.

저자는 거대한 이론을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자연사의 흐름을 통해 진화를 설명한다. 작은 사건과 상호작용의 우연성이 겹치고 겹쳐 만들어진 진화의 과정은 생명의 존재가 경쟁이 아닌 관계와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결국 책은 진화의 과정과 결과가 우연한 환경과 조건이 창조한 대상이라고 바라보며, 그 관점에서 생명을 개별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시스템이라고 안내한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