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및 추천 도서

팔탄에서 쿠바까지…한 가족이 지켜낸 ‘100년의 독립’

前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 박환, ‘쿠바의 안순필 일가, 그 100년의 이야기’ 광복절 출간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8.16 07:19

 

[도서 ‘쿠바의 안순필 일가, 그 100년의 이야기’.

선인 제공]

1905년 조국을 떠나 멕시코로 향한 안순필 일가는 16년 뒤 다시 쿠바에 삶의 터전을 잡았다.

뜨거운 에네켄 농장에서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조국을 잊지 않았다.

한글을 가르치고 독립운동자금을 모았으며, 그 뜻은 부모에서 여섯 자녀에게 이어졌다.

그리고 한 세기가 흐른 뒤 부부와 6남매 모두의 이름 앞에 ‘독립유공자’라는 기록이 놓였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이들의 100년을 복원한 책이 나온다.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수원대 명예교수)의 신간 ‘쿠바의 안순필 일가, 그 100년의 이야기-카리브해 쿠바의 한인독립운동’(선인)이 광복절인 15일 출간된다.

지역 사회에서 오랫 동안 잊혀진 항일영웅들을 발굴해 온 그는 대중에게 덜 알려진 독립운동가들이 어디로 이주했고, 이방인 정체성을 품고서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로 시선을 확장했다.

이야기는 안순필의 고향인 수원군 팔탄면 입암동에서 출발한다.

제물포를 떠나 영국 선박 일포드호를 타고 멕시코로 건너간 그는 메리다의 에네켄 농장에서 가시 돋친 잎을 베는 고된 노동을 견뎠다.

책은 3·1운동과 고향 인근에서 벌어진 제암리 학살 사건이 그의 민족적 자각에 미친 영향도 짚는다.

1921년 다시 쿠바로 향한 안순필 일가는 수도 아바나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미주 대한인국민회 활동에 참여하고 아바나 최초의 국어학교인 ‘흥민국어학교’를 운영하며 우리말과 민족교육을 이어갔다.

노동으로 어렵게 마련한 돈의 일부는 독립운동자금이 됐다.

낯선 카리브해에서 먹고사는 일과 조국의 독립은 이들에게 서로 떨어진 일이 아니었다.

책이 주목하는 것은 안순필 한 사람의 삶만이 아니다.

아내 김원경과 안군명·안재명·안수명·안정희·안옥희·안홍희 등 여섯 자녀의 활동을 각각 따라가며 독립운동이 한 세대의 결단을 넘어 가족 전체의 삶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김원경과 딸들의 활동을 별도의 장으로 다뤄 쿠바 한인 여성들의 역할까지 조명한다.

이들 가족 8명은 2023년과 2025년에 걸쳐 모두 독립유공자로 포상됐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