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

고양시, “건설연은 경기 북부의 버팀목…지방이전 제외해 달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50년 접경지역 중첩규제 속 경기 북부 유일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최홍석 경기도 총괄본부장 2026.11.09 07:17




고양시, “건설연은 경기 북부의 버팀목…지방이전 제외해 달라” (고양시 제공)



[금요저널] 고양특례시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 발표를 앞두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고양에 남아 경기 북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의 사정을 헤아려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수십 년간 각종 규제로 발전이 더뎠던 경기 북부에서 유일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마저 떠나게 되면 고양시와 경기 북부가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1월 김윤덕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9월에는 이전 방향과 원칙을 발표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11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발표가 다가오면서 30년 가까이 지역과 함께해 온 건설연의 거취는 고양시민들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 관계자는 “국가 균형발전은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고 정부가 전국의 고른 발전을 위해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다만 균형의 관점에서 오랜 규제를 묵묵히 견뎌온 고양시와 경기 북부의 현실도 함께 살펴봐 주셨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시가 이처럼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경기 북부가 오랫동안 각종 규제를 안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이 겹겹이 놓인 이른바 ‘접경지역 중첩규제’속에서 50년 가까이 발전의 속도를 늦춰 왔다.

국가 안보와 수도권 질서를 위해 감내해 온 시간이었다.

그 사이 각종 인프라와 양질의 일자리는 경기 남부로 몰렸고 사람들의 발길도 남쪽으로 이어졌다.

올해 경기 북부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높아야 30% 안팎, 대부분 10~20%대에 머물러 경기도 평균은 물론 전국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수도권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지방에 주어지는 지원에서도 비켜서 있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경기 북부 발전의 열쇠가 도내 남북 간 격차를 줄이는 일과, 수도권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북부의 현실을 함께 풀어가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오랜 규제를 감내해 온 경기 북부에 대한 관심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건설연은 국내 유일의 건설·국토관리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자 경기 북부 유일의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구기관이다.

1983년 재단법인으로 개원해 1997년 일산 본원으로 옮겼고 1999년 국립건설시험소와 통합했다.

23개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가운데 인력 규모 7위다.

임직원 약 1000명 중 500여명, 가족을 포함하면 1600여명이 고양시민으로 이들은 고양에서 아이를 키우고 함께 살아온 이웃이다.

건설연은 지역경제와 함께 성장해 온 동반자이기도 하다.

2018년 고양에 문을 연 건설연 스마트건설지원센터는 국내 유일의 스마트 AI 건설 분야 특화 창업지원 시설로 혁신기업들이 고양에 뿌리내리고 자라는 터전이 돼 왔다.

입주기업은 2020년 24개사에서 2025년 50개사로 고용 인원은 153명에서 342명으로 늘었고 매출액은 3억 6천만원에서 398억원으로 뛰었다.

건설연의 성장이 고양의 일자리와 지역경제로 이어져 온 셈이다.

앞으로 고양시와 건설연이 함께 그려나갈 미래도 적지 않다.

건설연은 지난 4일 고양시 시정회의에서 시와의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한반도인프라연구센터의 역량을 평화경제특구와 연계해 고양을 남북 인프라 협력의 거점으로 키우고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수재해·수환경 기술 등 남북 공유하천 물관리 기술을 함께 실증하자는 내용 등이다.

하늘길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고양 킨텍스 인근에 국내 최초로 한국형 버티포트 설계기준을 적용한 K-UAM 버티포트 실증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건설연은이 시설을 무대로 시와 함께 버티포트 인증·실증 협력을 펼쳐나가자는 구상도 내놓았다.

결국이 모든 그림은 건설연이 고양에 있기에 그릴 수 있는 것들이다.

시는 이제 막 싹을 틔운 협력의 결실을 시민과 함께 거둘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연구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연 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대형 실증시험시설을 중심으로 구축된 건설기술 연구 인프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방이전은 국가 R&D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또한, 건설연이 연천 SOC실증연구센터 등을 통해 경기 북부 현장에서 건설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해 온 만큼, 연구시설 이전으로 기능이 약해지면 평화경제특구 추진 등 관련 국정과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건설연이 고양에서 지난 30년을 함께해 온 것처럼 앞으로의 30년도 경기 북부의 내일을 함께 그리는 동반자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시도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최홍석 경기도 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