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및 추천 도서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

차무진 / 북바이북 / 732쪽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11.02 09:40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

주인공은 익숙한 일상을 떠나 낯선 세계로 향한다. 조력자를 만나고 적대자와 맞서며 시련을 통과한 뒤 돌아온다. 수많은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이 여정은 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까. 소설가 차무진의 신간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는 모험의 사건들 속에서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 살핀다.

책은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 17단계와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12단계 이론'을 나란히 놓는다. 두 이론이 만나는 지점과 차이를 비교하며 신화의 상징이 영화와 소설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사건의 순서보다 주인공의 내면이다. 고민 없이 모험에 나서고 충분한 시련 없이 능력을 얻는 인물에게서는 변화의 설득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상을 떠나야 하는 이유부터 시련으로 얻은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까지, 각 단계가 필요한 까닭을 짚는다.

이론을 풀어내는 재료는 구체적인 작품의 장면이다. ‘오디세이’와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타이타닉’,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인물의 대사와 행동, 배경을 따라가며 서사를 분석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융의 집단 무의식, 프로프의 ‘민담 형태론’도 함께 다룬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의 역할 역시 살핀다. 정신적 스승과 협력자, 관문수호자, 그림자 등 캐릭터의 원형을 분석하며 이들이 주인공의 성장을 어떻게 이끌거나 가로막는지 설명한다. 악당을 주인공이 감추고 싶은 내면의 그림자로 읽는 관점도 제시한다.

기존 이론을 고정된 공식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저자는 ‘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과 ‘시련’을 한 장에 묶어 두 구간의 인과관계와 긴장감을 강조한다. 창작자가 단계의 순서를 따르는 데 매이지 않고 자기 이야기에 맞게 응용하도록 돕는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Blink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