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공단 작은 공장의 노조 건설을 위해 현장에서 25년이라는 시간을 묵묵히 지킨 생생한 기록을 전하는 책이 출간됐다.
시화지구는 1986년 군사정권 시절 시화지구 매립 사업과 방조제 공사를 통해 탄생한 곳으로 서울 문래동, 인천 남동공단, 안산 반월공단 등지에서 밀려난 영세한 중소 업체 공장과 노동자들이 삶을 이어가기 위해 흘러들어왔다.
책은 시화 공단을 단순한 산업단지나 국가 경제 발전의 산물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애초부터 이곳을 누군가의 삶터를 밀어내고, 또다른 누군가의 노동을 밀어 넣어 만든 공간으로 바라본다.
바다와 염전, 갯벌을 메워 공단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어민과 염전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바닷물에 몸을 의지해 살던 생물들도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열심히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단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부지런히 일하지만, 그 성실함이 안정된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지적하는 저자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 낮은 사회적 존중의 반복 속에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알린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안전에 대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현실로 다가온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재해율이 0.77%인데 비해 안산·시흥은 1.06%다. 저자는 산채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규직 문제는 덤이다.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공장 내부에서도 층위를 만들어 같은 문제의 반복을 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