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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파면한다" 또 불거진 실검 논란…'표현자유' 논쟁 후끈
연미란 기자 | 승인 2020.07.30 06:43
네이버 실검-문재인 파면© 뉴스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일부 단체가 '문재인을 파면한다'는 문구를 포털 실시간 검색어(실검)에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위적인 실검 올리기'를 놓고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포털 업계와 전문가들은 '매크로 등 기계적 조작에 의한 실검 조작은 문제가 있지만 개개인이 모여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의사표현 방식'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이같은 정치적 메시지가 실검에 뜨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검 입력하자' 일부러 조장하는 행위, 여론왜곡인가 아닌가

‘문재인을 파면한다’ 등의 정부 비판 문구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온라인 시위’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29일까지 이틀째 이어졌다.

네이버의 실검 정책 변경에 따라 이벤트·할인정보, 연예 및 스포츠 부문 실검을 제외하고 '시사' 정보만 선택했을때 '문재인 파면' 실검이 1위로 나타나는 식이다.

실검 띄우기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회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 뿐 아니라 그동안 '못살겠다 세금폭탄'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문재인 내려와' '나라가 니꺼냐' 등의 문구를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온라인에서 지지층을 중심으로 '조국 수호'와 '조국 파면' 등의 '실검 대리전' 양상이 펼쳐진 바 있다. 이번 '문재인을 파면한다'는 실검 띄우기도 실검 자체를 의사표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의 관심사를 검색한 결과를 데이터화 해 순위로 보여줌으로써 현재 대중의 관심사가 어떤 부분으로 쏠리는 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은 실검 서비스를 통해 검색 유입량을 늘리고 포털 이용자들의 주요 관심사를 공유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실검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 시작한 데다 같은 시기 특정 업체가 실검에 광고성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불특정 다수'가 입력하는 검색 키워드가 아니라 실검 검색 순위에 오를 수 있는 수량을 채운 '실검 띄우기'를 통해 일부의 의견이 다수 여론인거처럼 호도하거나 특정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 홍보 효과로 악용됐기 때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실검순위조작 논관과 관련한 질의에 중앙선관위, 사회적 기구 등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실검 관련 논의를 하겠다고 답했다. © News1


◇실검이 '정치도구'로 전락?…'온라인 시위'로 봐야 의견도

실검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문제를 두고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조국 사태때도 포털 실검을 통해 '조국 수호'와 '조국 파면' 실검 대리전 양상이 나타나자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실검서비스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며 포털 사업자를 압박했다. 국정감사에서도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실검 문제를 질타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강력한 요청으로 20대 과방위는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등 기계적 조작을 통한 서비스 조작에 대한 책임을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이른바 '실검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매크로를 이용한 인위적인 실검 조작은 문제가 있지만 개개인이 일시에 모여 실검을 올리는 행위는 일종의 '온라인 시위'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다만 '문재인을 파면한다'는 내용 등 최근 실검은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내용으로 점철돼 있어 여당인 민주당의 기류가 변화했을 가능성은 높다.

국회 여당 관계자는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실검 이슈 당시에도 여당이 야당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매크로 등에 의한 인위적인 실검 조작은 문제가 있다고 동의한 바 있으며 포털의 실검이 지나치게 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종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합의를 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실검에 대해 아직 당내 의견이 종합된 것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 등) 여러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실검 자체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라고 봐야 하며 실검 자체가 전체 여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지난해 '조국 정국'에서 실검이 문제가 되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과거엔 언론사에 의한 '의제 설정'이 주류를 이뤘다면 실검은 '일반인에 의한 의제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 "만약 매크로 등 기계적 조작에 의한 실검이 아니라 개개인이 모여 의사표현을 한 실검이라면 (비록 그 실검 자체가 인위적이라 하더라도) 또 다른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실검이 '매우 민감한 이슈'라고 하는데 정치권에게만 매우 민감한 이슈일 뿐 대중은 오히려 조작된 실검이 상위권에 올라왔을 때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용자들 역시 "알고 싶지도 않은 정보를 제공 받거나 일부 정치 세력의 대결을 굳이 봐야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실검 전쟁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의견이 적지 않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개편© 뉴스1


◇'대수술' 거친 실검…"싫으면 안봐도 됩니다"

정치권의 압박에 대해 포털 사업자들은 이미 실검 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 2월 아예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폐지해버렸고 네이버도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동안 실검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네이버 실검은 일단 표출 여부 자체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으며 개인의 관심과 취향을 반영하도록 개편됐다.

이용자들의 Δ관심사 Δ연령대 Δ이슈별 묶어보기 Δ이벤트·할인 Δ시사 Δ엔터 Δ스포츠 등으로 개인이 모두 설정할 수 있으며 이번 '문재인을 파면한다'는 내용의 실검 역시 엔터, 스포츠 등을 선택할 경우 순위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편은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실검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라며 "시사 카테고리는 이벤트·할인, 엔터, 스포츠 등 다른 관심사 카테고리를 제외한 모든 영역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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