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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디지털 성범죄 첫 신상공개…관람자 처벌까지 될까
연미란 기자 | 승인 2020.03.25 07:33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을 찍게 하고 유포한 일명 '박사방'의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씨(25)의 신상이 공개되고, 경찰이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유포의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의 유력 용의자의 IP를 특정해 추적에 나서면서 박사방과 n번방에 가입해 성착취물을 시청한 이들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후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에 18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텔레그램 방에 있었던 가입자 전원 모두가 성범죄자"라며 "그러나 그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제 딸을 포함한 이 땅의 여자아이들은 그 n번방의 가입자들과 섞여서 살아가야 한다"며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나라가 아이들을 아동 성범죄자들로부터 지켜주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피할 수라도 있게,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낱낱히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성착취 영상을 직접 제작하거나 배포하지 않고 시청만 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이 가능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박사방·n번방 가입자들을 운영진의 공범으로 처벌하거나 형법상 범죄집단 조항을 적용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돈을 내고 텔레그램 방에 입장해 그곳에서 범죄의 결과물인 영상을 함께 관전했다면 조씨의 행위에 대한 공범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아닌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방에 입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또 가입자들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성보호법) 혐의 외에도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 규정 적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형법 제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오프라인 상의 단체 말고도 특정 목적을 가지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결성되어 있는 조직도 단체에 포함된다"면서 "이들은 텔레그램 비밀방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가입을 위해 인적사항과 돈 등을 운영자에게 주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때는 퇴장의 압박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범죄조직에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사건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조직적 체계를 갖춘 ‘보이스피싱’ 또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사건의 경우에도 범죄단체구성·가입 등으로 적극 의율하여 엄단하고 있다"며 "디지털 성범죄 대화방 운영 가담자들의 범행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범죄단체 조직죄’등 의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다만 범죄단체조직 적용 범위를 전체 가입자가 아닌 운영 가담자로 한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단순 가입자까지는 범죄단체 조직죄로 의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범죄단체 조직죄가 아니더라도 제작·배포를 하지 않은 단순 시청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현직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이나 청소년보호법상에 촬영물을 관람하는 것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며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명확한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단순 관람자를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운영진과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미칠 정도가 된다면 공범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꼭 범죄단체 조직죄가 아니더라도 청소년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디지털성범죄에 있어서 소지의 개념을 기존의 전통적인 개념의 소지로 볼 필요는 없다"며 "디지털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영상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관람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번 사안 같은 경우에도 회원가입하면 언제든지 비밀방에 본인이 입장을 해서 해당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성착취물에 자기가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 소지로 보고 의율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는 "결국은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음란물을 제공하거나 파는 사람, 보는 사람이나 소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엄벌에 처해진다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며 "엄벌주의가 능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사안에서는 엄벌적용을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많은 사람이 직접 대가를 주고 방에 입장해 범죄의 결과물인 것을 인식하고 영상을 본 이같은 중대한 사안에서 명확한 처벌 규정을 찾기 위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입법의 미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법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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